‘훅(hook)’이라는 단어는 스포츠에서 많이 사용한다. 무언가를 걸거나, 낚거나, 당기거나, 휘둘러 치는 동작을 뜻하는 표현이다. 야구에서 훅은 여러 의미로 쓰인다. 커브볼의 일종을 훅이라고도 말하며 팔을 뜻하는 ‘암(arm)’을 결합하면 왼손잡이 투수를 말하기도 한다. 홈에서 태그를 피하기 위해 주자가 발을 먼저 홈플레이트에 닿게 하는 것을 훅 슬라이드(slide)라고 부르기도 한다. 야구에서 훅이라는 말은 1900년대 초반부터 많이 쓰였다는게 미국 스포츠용어 백과사전의 설명이다. 훅은 복싱에서 팔꿈치를 구부리고 옆으로 가격하는 것을 말하며 골프에선 오른손 잡이 골퍼가 친 샷이 왼쪽으로 꺾여 날아가는 악성 구질을 말한다. 농구에선 몸을 골대 옆으로 돌린 채 팔을 쭉 뻗어 머리 위쪽에서 포물선으로 던지는 슛을 ‘훅슛(shot)’이라고 표현한다. (본 코너 394회 ‘왜 훅슛(Hook Shot)이라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hook’은 게르만조어 ‘hokaz’, ‘hakan’에서 유래했는데, 고대 영어 ‘hoc’를 거쳐 중세 영어서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스포츠 용어로는 19세기 영국에서 근대 스포츠가 출범하면서 다양한 의미로 쓰였다.
럭비에선 ‘후커’라는 말이 있다. 스크럼 중앙에서 공을 발로 낚아채는 역할을 하는 선수를 의미한다. ‘hook’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를 합성된 표현이다. 후커는 스크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크럼 상황에서 상대 팀과 밀고 당기는 동안 공이 투입되면, 후커가 발을 이용해 뒤로 공을 끌어당긴다. 여기서 ‘hooker’라는 명칭이 유래했다. 말 그대로 공을 ‘훅’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후커는 라인아웃 시 공을 라인 바깥에서 던지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기본적인 룰과 손 기술, 팀의 전술과 암호 등을 무조건 알아야 하는 포지션이다. (본 코너 1473회 ‘럭비에서 왜 ‘스크럼’이라 말할까‘, 1484회 '럭비에서 왜 ‘라인아웃’이라 말할까' 참조)
후커라는 단어는 사람 이름으로도 쓰이지만, 속어로 매춘부를 뜻한다. 사람을 끌어들인다는 의미에서 성매매하는 여성들을 가리키는 말이 됐다. 이 말은 미국 남북전쟁 당시 조셉 후커 장군과 연관되어 있다는 설이 있다. 후커 장군이 매춘부들을 끌어들이는데 연관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