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운드에서는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가 새로운 전설을 창조하고 있고, 타석에서는 안현민(kt wiz)이 역대 최강 신인 타자로 9개 구단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이 두 선수는 리그 MVP 경쟁을 사실상 조기에 양강구도로 압축시켰다.
폰세는 33년 만에 전반기를 선두로 마감한 한화의 놀라운 상승세를 주도하는 핵심 투수다. 올 시즌 19차례 등판에서 12승 무패, 121⅔이닝 169탈삼진 27볼넷 평균자책점 1.85라는 경이로운 성적으로 무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탈삼진 부문 시상이 1993년부터 시작된 만큼, 공식적인 평균자책점·다승·승률·탈삼진 4관왕은 윤석민이 유일하다.
폰세는 이밖에도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팀 동료 류현진이 보유한 단일 경기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17개를 뛰어넘는 18개를 달성했고, 12경기 만에 100탈삼진을 돌파해 류현진의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또한 개막 후 선발 12연승을 달리며 2003년 정민태(전 현대 유니콘스)와 2017년 헥터 노에시(전 KIA)가 세운 14연승 기록까지 단 2승만을 남겨뒀다.
만약 폰세의 맹활약 속에 한화가 정규시즌 1위를 굳건히 지킨다면, MVP 선정에서 한화의 선두 질주를 이끈 폰세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를 전망이다.

개막 한 달 후에야 본격적인 1군 생활을 시작한 안현민은 아직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한 상황임에도 각종 누적 지표에서 리그 최정상급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안현민의 현재 성적은 타율 3할6푼6리(227타수 83안타), 17홈런, 57타점, OPS 1.137이다. 43개의 볼넷을 고르는 동안 삼진은 37개에 그칠 정도로 뛰어난 선구안까지 겸비했다.
전반기 안현민이 무시무시한 파워로 장타 퍼레이드를 벌일 때 많은 전문가들은 여름철 체력 저하로 자연스러운 성적 하락을 예상했다. 하지만 안현민은 이런 예측을 조롱하듯 7월 들어 더욱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7월 한 달간 안현민의 타율은 5할1푼2리(41타수 21안타)에 달하며, 홈런 4개와 타점 11개를 추가했다. 이제 상대 구단들의 전략은 '장타를 맞느니 차라리 볼넷으로 내보내자'가 됐다. 덕분에 안현민은 7월에만 볼넷 13개를 선택하고 삼진은 겨우 3개만 당했다. 그 결과 이달 출루율은 6할3푼6리, OPS는 1.490이라는 게임에서나 볼 법한 수치를 현실에서 구현하고 있다.
현재 275타석을 소화한 안현민은 팀이 22일까지 93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규정타석(288타석)까지 13번이 부족하다. 다음 달 그가 규정타석을 채우는 순간 타율(3할6푼6리), 출루율(4할7푼6리), 장타율(6할6푼1리) 타격 3관왕은 기정사실화될 전망이다.

안현민의 WAR 5.58은 2위 최형우(KIA 타이거즈) 4.05를 압도한다. 1위 안현민과 2위 최형우의 격차(1.53)는 리그 WAR 17위 김현수(LG 트윈스·2.54)와 최형우의 차이(1.51)보다도 크다.
타자의 득점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wRC+(Weighted Runs Created)에서 안현민은 스탯티즈 기준 221.7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리그 평균 선수(wRC+ 100)보다 122.7% 높은 득점 생산력을 의미한다.
KBO리그 역사상 시즌 wRC+ 200을 돌파한 선수는 단 13명에 불과하다. '국민타자' 이승엽 전 감독조차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안현민의 221.7보다 높은 시즌 wRC+를 기록한 선수는 1982년 타율 4할1푼2리를 친 백인천(전 MBC 청룡·237.9)과 2015년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에릭 테임즈(전 NC 다이노스·231.8) 두 명뿐이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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