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박미희(60) 전 감독 재임 시절 수석코치로 일한 김기중(48) 선명여고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아달라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대행은 "감독님이 나가실 때부터 저도 같은 생각이었고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그만두겠다고 구단에 얘기했다"면서 "선수들은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 미안하다"고 말했다.
며칠 전까지 수석 코치로 권 전 감독을 보좌했던 그는 지난 2일 권 전 감독이 김여일 전 단장과 함께 돌연 경질되면서 감독대행으로 임명됐다.
권 전 감독과 선수·지도자 생활을 쭉 함께해온 이 감독대행은 이날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추스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대학 시절 제가 1학년, 감독님이 4학년으로 경기를 함께 뛰었고, KB손해보험에서는 (권 전 감독으로부터) 선수를 지도하고 팀을 운영하는 법을 배웠다"며 "감독님께 배우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용준 신임단장이 권 전 감독의 경질 배경으로 지목했던 '김연경·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전·후위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권 전 감독의 입장에 섰다.
앞서 신 단장은 "팬 중에는 '김연경과 옐레나를 전위에 같이 두지 말고 전위와 후위에 나눴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권 전 감독과 김 전 단장의 의견 대립이 많이 되니까 구단주께서 동반 사퇴를 시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대행은 "(전위·후위에 따로 두자는 얘기가) 팬클럽, 배구계 등 어디서 나오는 얘기인지 모르겠다"며 "여태까지 연습한 결과 (둘 다 전위에 두는 것이) 제일 좋은 포지션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감독대행직에) 계속 같이 있어봤자 똑같은 상황이니까 (사임을 결심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에 앞서서는 "(경질이 발표된) 지난 2일에는 선수들이 동요하는 상황이었고 운동하기가 어려웠다"며 "3일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어제는 평상시처럼 운동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권순찬 전 감독을 9개월 만에 경질하고, 감독대행으로 내세운 이영수 코치가 1경기 만에 사퇴하면서 흥국생명은 사령탑 선임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흥국생명 구단은 2021-2022시즌까지 수석코치로 일해 비교적 구단 내부 사정에 밝은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을 현 상황을 수습할 적임자로 봤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은 권순찬 전 감독과 성균관대, 삼성화재에서 함께 뛴 동갑내기 친구다.
김 감독은 2021-2022시즌이 끝나고 박미희 전 감독이 팀을 떠난 뒤에도 '감독 후보'로 꼽혔으나, 흥국생명은 권순찬 전 감독을 택했다.
흥국생명이 빠르게 감독 선임 작업을 마치면 8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리는 IBK기업은행과의 경기부터 신임 사령탑이 팀을 지휘한다. [연합뉴스=종합]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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