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톤은 갈수록 빨라지는 세계 기록으로 인해 올림픽 기준기록과 규정이 강화되고 있다. 현재 남자 세계 신기록은 지난 2월 유명을 달리한 켈빈 킵툼(1999-2024·케냐) 선수가 세운 2시간35초로 ‘꿈의 기록’ 1시간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자는 티지스트 아세파(28·에티오피아)가 2시간11분53초의 놀라운 기록으로 웬만한 남자 선수와 대등하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선수들의 기록은 케냐나 에티오피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기록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남자마라톤 신기록은 2시간7분20초로 2000년 이봉주가 세운 기록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여자는 2시간25분41초의 기록을 2018년 김도연(31·삼성전자) 선수가 세웠다. 근래 세계 주요 대회 남자 마라톤 상위권 기록은 2시간 2~4분대를 기록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보다 약 10분가량 늦은 2시간 10~15분대다. 이를 거리로 환산하면 약 3km~5km다.
일본 마라톤은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서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어 팀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며 실력을 높이고 있다. 올해 100회를 맞은 대표적인 하코네 역전 마라톤과 다양한 남녀 역전 경주대회가 열려, 그로 인해 세계적인 마라톤 스타를 꾸준하게 탄생시키고 있다.
한편 중국은 아시아 마라톤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미 올림픽 기준기록을 통과하여 3자리를 확보한 상태로 우시마라톤 대회에서 허제(25) 선수가 2시간6분57초로 남자 신기록을 세웠다. 여자 마라톤은 쑨 인지에(32) 선수가 2시간19분39초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2시간 19~21분대 기록을 가진 선수가 몇 명 더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마라톤의 현실은 어떠한가? 최고의 육상 장거리 명문 학교인 서울 배문고등학교가 지난달 30일 열린 제40회 코오롱 구간마라톤 대회에서 1위로 골인해 지금까지 통산 12번째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만들어냈으나, 선수 확보는 물론 인기 종목에 밀려 서울에서 훈련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 대략 짐작이 간다.
이에 ‘뛰고 싶은 한국 마라톤’의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의 훈련법과 지도법을 한 번 돌아보자!. 또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 그리고 역전 마라톤 활성화 등 저변 확대와 재능 있는 선수 발굴을 촉구한다.
대한육상연맹과 지도자와 소속 팀들이 하나가 되어 오랜 침체기에 빠진 한국 마라톤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어두운 시절 고난과 역경을 넘어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대한민국 마라톤을 전 세계에 알리며 조국을 위해 뛰었던 ‘민족의 영웅’ 손기정, 남승룡, 서윤복, 함기용 선생님의 뒤를 이어 세계를 향해 ‘다시 뛰어 보자!
[글=김원식 마라톤 해설가·전남 함평중 교사]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maniareport@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