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은 대부분 종목이 세트나 게임별로 겨뤄 승부를 가리는 것과는 달리 먼저 15점을 얻는 선수가 이기는 별난 경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테니스 선수가 펜싱 점수 방식을 보면 아주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테니스 점수 체계는 포인트 (point), 게임 (game), 세트 (set) 순으로 복잡한 계산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본 코너 932회 ‘테니스는 왜 이상한 ‘포인트’를 사용할까‘, 933회 ‘테니스에서 왜 ‘게임(game)‘이라고 말할까’, 934회 ‘테니스에서 왜 ‘세트(set)’라고 말할까‘ 참조)
펜싱 개인전은 3분씩 9분 동안 진행하는데 1분씩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시간 안에 먼저 15점을 내는 선수가 승리하며, 14-14여도 듀스는 없다. 9분이 지나도 두 선수 모두 15점이 나지 않을 경우 종료 시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승리한다. 만약 동점일 경우는 연장전에서 1분간 원 포인트 승부를 펼치는데 심판이 연장전 돌입 이전에 추첨(보통 동전던지기)으로 우선권을 결정하여 득점이 없이 연장전이 끝날 경우 우선권을 가진 선수가 승리한다.
펜싱에서 본격적으로 15점제를 채택한 것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후이다. 그전까지는 라운드 로빈 풀제와 더블 토너먼트제 등을 병행하며 10점제와 5점제 등으로 운영했다. 국제펜싱협회는 신속한 경기를 위해 올림픽에서 지면 탈락하는 녹다운 토너먼트제를 도입하며 15점제를 채택했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경기를 가진 펜싱은 100년 동안 여러 경기방식과 점수제를 운영해오다 현대성과 합리성을 기반으로 지금과 같이 경기방식을 발전시킨 것이다.
펜싱 단체전도 15점제를 골자로 이뤄졌다. 4명이 출전해 3명이 경기에 나서는 단체전은 어느 팀이건 총점 15점을 만들거나, 시간이 3분 지나면 경기가 끝난다. 최종 45점을 먼저 얻는 팀이 승리한다. (본 코너 1166회 ‘‘한국 올림픽 3연패’ 펜싱 사브르 단체전은 어떻게 경기를 하나‘ 참조)
우리나라는 15점제 방식으로 바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다음 대회인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김영호가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사상 처음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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