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한국은 2012년 런던,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연패(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제외)에 이어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올림픽 펜싱 단체전 3연패의 주인공도 됐다. 현대 펜싱 '본고장' 격인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에서 태동한 종목 특성상 올림픽 펜싱 단체전에선 프랑스나 헝가리,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만 올림픽 단체전에서 3회 이상 연속 우승을 이룬 바 있는데, 한국이 이름을 더했다.
단체전은 영어 ‘team’을 번역한 일본식 한자어이다. ‘둥글 단(團)’, ‘몸 체(體)’, ‘싸울 전(戰)’이 합해진 단체전(團體戰)은 스포츠 경기 등에서 단체 간에 펼치는 경기를 의미한다. 여러 선수가 한 쌍을 이뤄 다른 쌍과 경기를 한다는 뜻이다. 단체전은 탁구, 양궁, 유도 등 종목에 따라 형식이 다르다. 개인끼리 겨루는 개인전과 구분된다. 일본에서 메이지 유신이후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일본에는 없는 개념인 ‘team’을 단체라고 명명했으며, 스포츠용어로 전쟁과 같이 경쟁한다는 의미로 ‘전(戰)’이라고 불렀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일제강점기 때부터 단체전이라는 말을 썼다. 조선일보 1923년 7월6일자 ‘전인천정구대회(全仁川庭球大會)’ 기사는 ‘내팔일(來八日)의일요(日曜)를기(期)하야인천은행단주최(仁川銀行團主催)와조선매일신문사주최(朝鮮每日新聞社主催)로전인천정구단체(全仁川庭球團體)의우승전(優勝戰)를개최(開催)한다는바목하은행단간부측(目下銀行團幹部側)에서는제반준비(諸般準備)에분망중(奔忙中)이며참가선수(參加選手)는일단체(一團體)를삼조(三組)로하고출전(出戰)하는『템』은각자일명(各自一名)의대표자(代表者)를정(定)하야상업은행인천지점관만등씨(商業銀行仁川支店關滿登氏)에게로신입(申込)케한후내칠일오후오시(後來七日午後五時)부터상업은행(商業銀行)에각대표자(各代表者)를집합(集合)하고시합번조(試合番組)의추첨(抽籤)을행(行)한다는데기(旣)히참가(參加)한템은좌기(左記)와여(如)하더라’고 전했다. (본 코너 1007회 ‘탁구에서 왜 ‘단체전’이라고 말할까‘ 참조)
남자 펜싱 단체전은 4명이 출전하여 3명이 경기에 나선다. 경기 도중 주전 선수 한 명과 후보 선수를 교체할 수 있고, 나간 주전 선수와 투입된 후보 선수를 다시 재교체 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국이 이날 헝가리와의 결승에서 오상욱이 어렵사리 30-29로 6라운드를 마친 뒤 7라운드에서 한국은 구본길을 도경동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던 것도 이런 경기 룰 때문이었다.
단체전은 선수 당 3바우트(bout) 씩 총 9바우트 진행된다. 선수들은 1-3/4-6/7-9바우트에서 각각 한 바우트씩 출전한다. 출전 순서가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같은 선수와 두 번 시합하는 일은 없으며 상대팀 선수와 골고루 한 명씩 만나게 된다. 막판 뒤집기가 가능한 9바우트에는 거의 팀의 에이스들이 출전한다. 따라서 아래의 각팀의 3번과 5번 선수가 에이스일 확률이 높다.
단체전에서는 어느 한 팀의 총 점수가 바우트 수 X 5가 되면 시간이 3분이 안 되었어도 그 바우트를 바로 끝낸다. 언제든 역전 승부가 가능한 사브르는 9바우트에서 에이스가 혼자 역전시키는 경기도 종종 나온다. 사브르에서 3분이라는 시간은 산술적으로 45점도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시간으로 사실상 시간 제한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관련기사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