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우승, 한국 양궁 사상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김우진. [파리=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40904071838082215e8e9410871751248331.jpg&nmt=19)
그랜드 슬램이라는 말은 이미 표준 국어사전에도 오른 외래어이다. 사전에는 ‘골프, 테니스에서 한 선수가 한 해에 4대 타이틀 경기에서 모두 우승하는 일 또는 야구에서 만루 홈런을 치는 일’로 설명한다. 그랜드 슬램은 ‘큰, 웅대한’이라는 뜻의 ‘Grand’와 ‘쾅 때린다’는 의미의 명사 ‘Slam’가 어울어진 영어이다. 직역하면 크게 친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로 적합한 조어라고 여겨진다.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그랜드 슬램의 어원은 원래 카드놀이인 브리지게임에서 패 13장 전부를 따는 ‘압승’을 뜻하는 용어에서 나왔다고 1814년 찰스 존스의 게임 책인 ‘Hoyle's Games Improved’에서 설명했다. (본 코너 86회 ‘왜 골프에서 ‘그랜드 슬램(Grand Slam)’이라고 말할까‘, 904회 ’테니스에서 왜 ‘그랜드 슬램(Grand Slam)’이라고 말할까‘ 참조)
이후 그랜드 슬램은 특별하고 강력하다는 의미로 다른 종목에서 널리 쓰였다. 폴 딕슨의 야구사전에는 미국야구에선 1929년 그랜드 슬램을 만루홈런이나 한 번에 많은 득점을 올리는 뜻으로 사용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골프에선 1930년 미국의 바비 존스가 브리티시 오픈, US오픈, 브리티시 및 US 아마추어 등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하면서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테니스에선 1938년 미국의 돈 버지(1915-2000)가 4대 메이저대회 윔블던, 프랑스, 호주, US오픈에서 모두 우승을 하면서 이 말을 쓰기 시작했다.
스포츠 뿐 아니라 군사나 문화 용어로도 그랜드 슬램이라는 말이 쓰인다. 2차 세계대전 때 영국 공군이 사용한 강력한 폭탄을 ‘그랜드 슬램’이라고 불렀으며 칵테일 용어로도 쓰였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은메달로 그랜드슬램을 아깝게 놓친 '신궁' 김수녕. [연합뉴스 자료 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40904071856065855e8e9410871751248331.jpg&nmt=19)
한국 양궁에서 그랜드슬램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김수녕이 개인 및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면서부터였다. 김수녕은 1988년 1월 제5회 캘커타 아시아양궁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1988년 10월 서울올림픽, 1989년 7월 제35회 로잔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등 3개 대회를 모두 2관왕으로 석권해 아시아 경기대회에서만 우승을 하면 한국 양궁 사상 첫 그랜드슬램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게임에서 준우승에 그친 뒤 현역서 은퇴를 해 그랜드슬램의 기회를 아깝게 놓쳤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관련기사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