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회초, NC 선발 신민혁은 선두타자 하주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포효했다. 5-4로 근소하게 앞서 있던 상황에서 나온 감정 표출이었다. 다소 과하다고 볼 여지는 있었지만, 크게 잘못했다고 하기도 어려운 장면이었다.
문제는 이후였다. 삼진을 당한 하주석이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야, 야!"라고 소리치며 불만을 드러낸 것. 이 과정에서 벤치 클리어링까지 발생했다. 다행히 양 팀 선수들이 곧 진정시켰고, 신민혁은 모자를 벗고 하주석에게 사과했다.
야구장에서 포효는 흔하다. 홈런을 치거나 중요한 삼진을 잡을 때 선수들이 기쁨을 표출하는 건 자연스러운 장면이다. 물론 상대를 노골적으로 자극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하지만, 이날 신민혁의 포효는 하주석을 겨냥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만약 그것조차 문제라면, 6회말 위기 상황에서 김주원을 삼진으로 잡고 포효한 박상원도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는 하주석의 행동이야말로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방증이다.
박상원은 이전에도 비슷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kt wiz전에서 큰 점수 차로 앞서면서도 삼진을 잡고 포효를 했고, 당시 황재균이 경기 후 "이리 와봐"라며 불만을 드러낸 사례가 있다.
야구에서 감정 표현은 자연스러운 장면이다. 다만 상대를 조롱하거나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그러나 이날 신민혁의 포효는 그 선을 넘지 않았다. 오히려 하주석의 과잉 반응이 불필요한 벤치 클리어링을 불러왔다. 그런데도 신민혁은 모자까지 벗고 하주석에게 사과했다. 대체 뭘 잘못했을까. 누군가 "빨리 사과해"라고 등을 떠민 건 아닐까. 왜 그래야만 했을까. 참으로 이상한 야구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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