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이 순위표 속 변화는 아직 임시적이다. KT가 남은 일정에서 LG를 무려 4번이나 더 만나야 하는 것은 분명 큰 부담이다. LG는 올 시즌 '지면 이상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KT가 한두 경기 이길 수는 있겠지만, 네 번 다 승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KT가 일정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롯데가 '반사이익'을 얻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롯데가 마냥 즐겁게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최근 10경기에서 4승 1무 5패로 승률 5할을 간신히 지키고 있을 뿐, 흐름은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터져야 할 타선이 침묵하거나, 불펜이 무너지는 장면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LG가 아무리 KT를 괴롭혀 준다 해도, 롯데가 스스로 승리를 챙기지 못한다면 순위는 언제든 다시 뒤집힐 수 있다.
롯데가 진짜 5위를 지키고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려면, 이제는 다른 팀의 승패에 기댈 것이 아니라 스스로 힘을 보여줘야 한다. 박빙 승부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타격, 안정적인 불펜 운용, 흔들리지 않는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LG가 밀어준 5위'는 언제든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다.
프로야구 순위 싸움은 냉정하다. 오늘은 웃어도 내일은 울 수 있고, 반대로 어제 눈물을 삼킨 팀이 오늘 미소를 지을 수도 있다. 롯데가 LG의 도움을 받아 웃은 하루, 그러나 팬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롯데의 땀과 힘으로 만들어낸 웃음일 것이다. 결국 5강 싸움의 주인공은 LG가 아니라 롯데 자신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