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국내야구

LG 염경엽 감독과 다저스 로버츠 감독은 '황금 밥상'의 지휘자 혹은 최고의 행운아?

2026-02-18 10:59:41

염경엽 LG 감독(왼쪽)과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염경엽 LG 감독(왼쪽)과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메이저리그와 KBO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LA 다저스와 LG 트윈스의 수장은 최근 몇 년 사이 묘하게 닮은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2024년에 이어 2025년 월드시리즈 2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하자, 국내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2023년과 2025년 통합 우승을 일궈낸 염경엽 감독을 향해 'KBO의 로버츠'라는 수식어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이 화려한 수식어 이면에는 냉소 섞인 시선이 공존한다. 과연 이들은 독창적인 전략으로 승리를 쟁취한 지휘자인가, 아니면 역대급 전력이라는 황금 밥상을 잘 물려받은 행운아인가.

우선 두 감독이 처한 환경은 공통적으로 '우승하지 못하면 죄악'인 수준의 압도적 전력을 갖추고 있다. 로버츠 감독의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라는 MVP 트리오에 블레이크 스넬 같은 사이영상 투수까지 보유한, 그야말로 지구방위대급 로스터를 자랑한다. 염경엽 감독 역시 류지현 감독 체제에서 이미 리그 최정상급으로 빌드업된 LG 트윈스의 두터운 뎁스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홍창기, 박해민, 오스틴 강 등 타선의 짜임새와 탄탄한 불펜진은 누가 지휘봉을 잡아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는 구성이었다.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이들은 두 감독의 성공이 전임자들이 땀 흘려 일궈놓은 토양 위에서 거둔 '무혈입성'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다저스는 로버츠 부임 전부터 이미 지구 우승을 밥 먹듯 하던 팀이었고, LG 또한 수년간의 리빌딩을 통해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거의 없는 완성형 스쿼드를 구축해 놓은 상태였다. 즉, 두 감독은 전임자가 정성껏 차려놓은 9첩 반상에 마지막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며, 시스템이 알아서 돌아가는 강팀의 관성 덕분에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는 논리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고의 재료를 가지고도 요리를 망치는 셰프가 있듯,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들의 자존심을 관리하고 144경기 혹은 162경기의 장기 레이스에서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는 것은 결코 운만으로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로버츠 감독은 비난 속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원칙을 고수하며 다저스를 '지는 법을 잊은 팀'으로 만들었고, 염경엽 감독은 특유의 디테일한 매뉴얼을 통해 LG의 고질적인 가을 트라우마를 깨뜨리며 3년 내 두 번의 통합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결국 '황금 밥상의 지휘자'와 '최고의 행운아'라는 두 얼굴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압도적인 전력을 지원받는 것은 감독에게 큰 축복이지만, 동시에 한 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가혹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로버츠와 염경엽, 두 감독은 각기 다른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우승 후보 0순위' 팀의 수장으로서 겪는 숙명적인 비판과 찬사를 동시에 짊어지고 있다. 2025년 나란히 정상에 선 두 감독이 2026년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이들을 향한 평가는 '운 좋은 관리자'에서 '왕조를 구축한 명장'으로 완전히 굳어질지 결정될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리스트바로가기

많이 본 뉴스

골프

야구

축구

스포츠종합

엔터테인먼트

문화라이프

마니아TV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