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부터 수많은 고교 졸업 유망주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태평양을 건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안착해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선수는 사실상 추신수가 유일하다. 추신수의 성공은 압도적인 재능에 7년이라는 긴 마이너리그의 고통을 견뎌낸 정신력이 결합된 '기적'에 가깝다. 그와 함께 도전했던 동기들과 후배들 대부분은 마이너리그 하부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소리 없이 유니폼을 벗었다.
최근의 가장 뼈아픈 사례는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최현일이다. 서울고 재학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리며 2018년 다저스와 계약했던 그는, 2021년 다저스 구단 '올해의 마이너리그 투수'로 선정되며 제2의 박찬호를 꿈꿨다. 그러나 부상과 구속 저하, 그리고 마이너리그의 가혹한 경쟁 시스템을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그는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아보지도 못한 채 방출됐다.??최현일 같은 특급 유망주조차 '실패의 쓴맛'을 보는 곳이 바로 미국 야구의 냉혹한 현실이다.
최근에는 이정후, 김하성 등 KBO리그를 평정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모델이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 충분한 경험과 부를 쌓고, 전성기 나이에 '귀빈' 대접을 받으며 진출하는 것이 선수 개인의 커리어와 국익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꿈을 쫓는 용기는 아름답지만, 무모한 도전은 자칫 한국 야구의 소중한 자산을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우리 유망주들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동경보다 자신의 현재 위치와 미래를 냉정하게 계산하는 '전전긍긍'의 자세와 현실 직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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