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10일 열린 체코와의 경기였다. 전력상 상대조차 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체코를 상대로 일본 타선은 7회까지 단 1점도 뽑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본업이 전기기사인 체코 선발 투수 온드레이 사토리아의 느린 공에 일본의 내로라하는 토종 타자들은 그가 던진 4.2이닝 동안 무득점 귤욕을 당했다. 8회 터진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홈런 등으로 점수를 짜내긴 했으나, 오타니가 빠진 라인업의 파괴력은 동네 야구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침체는 일회성이 아니었다. 호주전에서 일본 타선이 뽑아낸 안타는 단 5개에 불과했다. 정교함과 작전 야구를 앞세운다던 일본 특유의 색깔은 사라졌고, 찬스마다 맥없는 범타로 물러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현재 일본 대표팀을 지탱하는 것은 오로지 마운드의 힘이다. 강력한 투수진이 실점을 최소화하며 버티고 있지만, 타선의 지원 없이는 단기전 토너먼트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자국 리그의 자존심을 내세웠던 일본 토종 타자들이 남은 경기에서 '물방망이' 오명을 벗고 오타니 등 메이저리거들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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