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개장한 론디포파크는 지붕 개폐형 돔구장에 인조 잔디가 깔린 구조다. 수용 인원 3만7천446명으로 임시 구장 사용 팀을 제외하면 MLB에서 두 번째로 작은 규모지만 그 특성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이 구장의 진짜 얼굴은 파크 팩터 수치에 숨어 있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2023~2025년 론디포파크의 홈런 파크 팩터는 90(MLB 21위)에 그치는 반면 2루타는 107(7위), 3루타는 118(7위)로 상위권이다. 홈런 대신 갭 공략형 장타가 쏟아지는 구장이라는 의미다. 좌중간(117.96m)과 우중간(117.04m) 펜스가 깊숙이 들어간 독특한 설계가 이 같은 특성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 대표팀의 위기가 시작된다.
8강 상대인 도미니카공화국은 모두 MLB 주전급 선수들로 타선을 꾸린 강팀이다. 좌타자 친화 구장에서 이들의 방망이를 틀어막을 좌완 투수가 필요하지만, 대표팀의 현실은 냉혹하다. 류현진(한화), 손주영·송승기(LG), 김영규(NC) 4명의 좌완 자원 중 손주영은 호주전 이후 부상 이탈했고, 김영규는 일본전에서 극심한 제구 난조로 신뢰를 잃었다. 송승기는 조별리그 내내 마운드조차 밟지 못했다.

남은 카드는 류현진 하나다.
다행인 것은 류현진이 이 구장을 낯설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2020년 9월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으로 론디포파크에서 마이애미를 상대해 6이닝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대표팀 투수진 중 이 구장 등판 경험을 갖춘 유일한 투수다.
좌타자 천국에서 좌완 한 장으로 버텨야 하는 한국 대표팀은 류현진의 왼팔이 4강행 티켓을 결정할 것이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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