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영 경기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3150701300518005e8e9410871751248331.jpg&nmt=19)
우리나라 언론에서 일제 강점기때부터 개인혼영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40년 4월8일자 ‘전미실내수상선수권(全米室內水上選手權)’ 기사는 ‘【뉴—욕오일발동맹(五日發同盟)】전미실내수상선수권대회(全米室內水上選手權大會) 제일일(第一日)는 오일(五日)뉴욕애트레틱구락부(俱樂部)의 이십오미(二十五米)풀에서거행(擧行)한바 이백이십마자유형(二百二十碼自由型)에는 단거리(短距離)의신예(新銳)인 헤이니선수(選手)가 백오십마(百五十碼)까지 리—드하여 짜렛트선수(選手)와 꼴전(前)에 이르기까지 경쟁(競爭)을 하다가 원스트롱을 압서서 우승(優勝)하고 이백이십마평영(二百二十碼平泳)에는 하프선수(選手)가 최초(最初)의 이십오마(二十五碼)를 잠영(潜泳)하는 기습공(奇襲功)을 주(奏)하여 고호(古豪)히킨스선수(選手)를 사척(四呎)이나 떠러트려서 위훈(偉勳)을 세웟다 또 삼백마개인혼영(三百碼個人混泳)에는 강호(强豪)끼—파선수(選手)가 최초(最初)의 백마평영(百碼平泳)에서 작년도(昨年度)의 패자(覇者)인 크라—프선수(選手)에게 리—드되드니 득의(得意)의 배영(背泳)으로 아연팔마(俄然八碼)를 일기(一氣)에 떠러트려 작년도(昨年度)의 설욕(雪辱)을 이루엇다 제일일(第一日)의성적(成績)은 다음과갓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마(碼)’는 야드-파운드법에 의한 길이의 계량단위인 1야드(91.44cm)를 뜻하며, ‘척(呎)’은 1피트(30.48cm)를 뜻한다.
북한에선 개인혼영을 ‘섞음헤염’이라고 부른다. ‘혼’이라는 한자 대신 우리말 ‘섞다’를 사용해 ‘섞음’이라는 말을 만들었고, 수영 대신 ‘헤엄’에서 나온 ‘헤염’을 붙여 ‘섞음헤염’이라는 표현이 만들어졌다. (본 코너 (본 코너 800회 ‘왜 ‘수영(水泳)’이라고 말할까‘ 참조)
북한식 표현을 보면 경기 방식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러 영법을 섞어서 하는 헤엄이라는 뜻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접영과 배영, 평영, 자유형을 차례로 이어가며 수영하는 종목의 특징을 설명하는 이름이다. 설명형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언어 정책에서 비롯됐다. 북한은 1960년대 이후 외래어와 한자어 사용을 줄이고 순우리말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어 정리’를 추진해 왔다. 체육 분야도 예외가 아니었다. 스포츠가 대중과 가까운 영역인 만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을 쓰자는 취지였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달라진 표현이 오히려 종목의 본질을 더 직관적으로 보여줄 때도 있다는 점이다. ‘개인혼영’이라는 말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어렵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섞음헤염’은 여러 영법을 섞어 하는 수영이라는 의미가 곧바로 전달된다. 말 속에 경기의 특징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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