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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가 천재를 만드는가, 천재가 서울대를 만드는가…지도자 반성론이 간과한 '인프라의 절벽'

2026-03-19 16:38:55

대만에 패한 한국 선수들
대만에 패한 한국 선수들
2026 WBC 참패 이후 한국 야구를 향한 비판이 거세다. 특히 투수력의 하락과 제구력 문제를 지도자들의 연구 부족이나 지도 능력의 한계로 연결 짓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여전히 류현진 같은 노장에게 의존해야 하는 현실을 보면 지도자들의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 역시 일정 부분 설득력을 가진다. 현장의 지도자들이 그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도자 책임론만으로는 한국 야구가 처한 현실을 설명하기 어렵다. 지도자가 아무리 유능하다 해도 존재하지 않는 재능을 만들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교수들의 강의력이 유독 뛰어나서가 아니다.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교수가 천재를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천재가 서울대를 만드는 것인가. 답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지도자는 길을 안내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길을 걸어갈 힘은 결국 학생에게 있다.

일본 야구가 매년 강속구 투수를 쏟아내는 이유도 지도자의 특별한 비법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에는 약 4,000개의 고교 야구팀이 존재한다. 수만 명의 선수들 속에서 걸러진 재능을 지도하는 것과, 100여 개 남짓한 팀에서 어렵게 자원을 끌어와 프로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한국 지도자들의 현실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한국 프로야구 특유의 환경도 문제다. 감독과 코치의 생존은 철저히 성적에 묶여 있다. 장기적인 육성 계획은 현실적으로 사치에 가깝다. 150km를 던질 수 있는 유망주에게 체계적인 몸 만들기를 주문하기보다, 내일 경기를 위해 맞춰 잡는 변화구를 요구하는 선택이 반복된다. 이것은 지도자의 무능이라기보다 실패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리그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지도자들에게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한국 야구를 향한 애정일 것이다. 그러나 지도자 교체나 해외 연수 같은 처방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인적 자원의 기반이 얇아지고 성적 지상주의가 구조화된 환경에서는 누구라도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지도자를 탓하기 전에, 한국 야구가 서 있는 인프라의 절벽부터 직시해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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