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와 바둑 인공지능 카타고와의 2국 모습 [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7230721290206705e8e941087118222121234.jpg&nmt=19)
이 정석은 2016년 알파고 등장 이후 널리 쓰이기 시작한 이른바 ‘알파고 정석’이다. 사람이 아닌 AI가 찾아냈지만 프로 기사들이 수년간 연구해 대부분의 변화를 익힌 수법이다. (본 코너 1850회 ‘바둑 AI를 왜 '카타고'라고 말할까’, 1851회 ‘바둑 AI '알파고'는 무엇을 남겼나’ 참조)
신진서는 정석을 이어갔다. 카타고가 만들어낼 돌발 변수를 줄이려는 전략이었다. 승부처는 중앙 전투였다. 신진서는 카타고의 돌을 끊으며 공격에 나섰고, 하중앙에서 이어진 카타고의 마지막 승부수도 정확한 수읽기로 막아냈다. 신진서는 승부를 1승1패 원점으로 돌렸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는 화점이라는 말이 검색되지 않는다. 따라서 화점이라는 명칭은 조선 후기보다는 근대 이후 일본 바둑 용어의 영향을 받아 정착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언론은 개화기를 거친 이후 화점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동아일보 1937년 7월15일자 ‘圍碁選手權大會後記(위기선수권대회후기) (下(하))’ 기사에 ‘唯獨(유독)히 張氏(장씨)는 花點(화점)을 노치안코 大局(대국)한 經驗(경험)이 적엇으므로’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당시에는 이 용어가 독자들에게 아직 낯설 수 있어 한자를 병기했음을 시사하는 자료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전에서 화점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이다. 화점은 귀를 완전히 확보하지는 않지만, 언제든 귀를 지키거나 변으로 발전하고, 중앙 세력까지 노릴 수 있는 가능성을 동시에 품고 있다. 상대가 협공하면 안정으로 전환할 수 있고, 상대가 느슨하게 대응하면 세력을 확장하며 판 전체의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화점은 '확정된 이익'보다 '미래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수로 평가된다.
인공지능 시대에 화점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알파고 이후 프로기사들의 포석은 더욱 적극적으로 화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과거에는 귀의 실리를 중시했다면, 이제는 국지적인 손익보다 바둑판 전체의 효율과 연결성을 더 중요하게 본다. 화점은 바로 이러한 현대 바둑의 사고방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착점이다.
화점은 바둑뿐 아니라 삶의 태도와도 닮아 있다. 너무 안전한 자리만 고집하면 성장의 폭이 좁아지고, 반대로 지나치게 모험적인 선택은 위험이 크다. 화점은 안정을 잃지 않으면서도 더 넓은 가능성을 열어 두는 선택이다. 지금 당장의 확실한 이익보다 미래의 가치를 바라보는 지혜가 담겨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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