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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사이드] 제58회 청호배 생활체육 배구대회…한 사람의 배구 사랑, 58년의 전통이 되다

2026-09-14 11:10:50

조영호 한국배구연맹 전 회장 특보(가운데)가 프로배구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포즈를 취한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영호 한국배구연맹 전 회장 특보(가운데)가 프로배구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포즈를 취한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공 하나에 청춘을 걸었던 한 사람의 열정이 58년의 역사로 이어졌다.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전남 보성 벌교스포츠센터 및 보조경기장에서 열릴 제58회 청호배 생활체육 배구대회. 광주·전남 배구동호인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지만, 청호배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대회를 처음 만든 조영호(79) 전 한국배구연맹 회장 특보다.

58년 전, 생활체육이라는 말조차 지금처럼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 배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실력을 겨루고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청호배는 그가 약관의 나이를 좀 넘긴 나이 때 만들었다. ‘청호(靑湖)는 그의 아호이다. ’푸른 호수‘라는 뜻인 아호를 빌려 청호배를 만든 배경에는 배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당시 배구는 학교와 직장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펼쳐졌지만, 동호인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교류할 수 있는 대회는 지금보다 많지 않았다.

조 전 특보는 배구를 단순한 경기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코트 안에서는 승부를 펼치지만 코트를 벗어나면 서로의 땀과 열정을 격려하는 것이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라는 생각이 청호배의 출발점이 됐다.
그래서 청호배는 처음부터 단순히 우승팀을 가려내는 대회가 아니라 배구를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지역과 지역이 교류하는 장을 지향했다. 그 정신은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청호배를 지탱하는 중요한 힘이 되고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며 세상은 많이 변했다. 배구를 즐기는 방식도 달라졌고, 생활체육의 규모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동호인 대회의 수준 역시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청호배의 중심에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배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청호배가 58회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사람의 힘이었다. 한 번 대회를 찾은 동호인이 다시 코트를 찾고, 선배 동호인의 뒤를 이어 후배들이 참가하면서 대회의 역사가 이어졌다. 조영호 전 특보가 처음 품었던 ‘함께하는 배구’의 의미가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대회가 열릴 때면 전남 뿐 아니라 대한배구협회, 프로배구연맹, 생활체육 배구회 등 전국에서 많은 배구인들이 모여 한바탕 축제마당이 벌어진다.

58회라는 숫자는 결코 쉽게 만들어지는 기록이 아니다. 매년 대회를 준비하고 참가팀을 모으고, 코트를 마련하고, 선수들이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수많은 손길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 중심에는 대회의 뿌리를 내린 조영호 전 특보의 초창기 열정이 있었다. 청호배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한 개인의 작은 결심이 지역 배구계의 오랜 전통으로 성장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조 전 특보가 처음 시작했던 청호배는 이제 특정 개인의 대회를 넘어 광주·전남 배구동호인들이 함께 기억하고 이어가는 지역 배구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 올해 대회에는 남자클럽부 21개 팀과 여자클럽부 21개 팀 등 총 42개 팀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의 캐치플레이즈는 ‘꿈과 행복이 넘치는 희망찬 보성’이다.

조영호 전 특보가 시작한 청호배의 가장 큰 유산은 우승 트로피나 기록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배구를 통해 만나고, 땀을 흘리고, 다시 친구가 되는 것. 그것이 58년의 세월 동안 청호배가 지켜온 가치다. 올해 코트에서는 또 하나의 청호배 역사가 시작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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