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대결을 앞두고 통산 500경기 출전이 임박했다고 얘기하자 정선민 코치는 웃으며 "얼마 전 삼성생명 박정은 코치와 우리도 이런 기록이 있는 줄 알았으면 더 뛸 걸 그랬다며 농담을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은퇴한지) 3년 만에 후회하고 있다"고 농담을 건네며 웃었다.
선수로서는 더 이상 이룰 수 있는 것이 없어보이는 정선민 코치조차 "500경기 출전은 대단한 기록"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WNBA 무대에서도 뛰었던 정선민 코치는 통산 415경기에 출전했고 박정은 코치는 486경기에 뛰었다).
이미선은 27일 경기도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하나은행과의 원정경기에 2쿼터 막판 교체 멤버로 출전해 코트를 밟았다.
이미선이 1998년부터 오로지 삼성생명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는 점에서 기록의 의미는 더욱 크다. 신정자(583경기·신한은행), 변연하(543경기·KB스타즈), 김계령(501경기·은퇴) 등 이미선보다 먼저 5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선수는 있었다.
그러나 한 팀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500일이나 코트를 밟은 이미선이 최초다.
18년 동안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고 코트 안팎에서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인정받았기에 가능한 대기록이다.
하프타임 때 WKBL의 공식 시상식이 펼쳐졌다. 신선우 WKBL 충재가 이미선에게 상패를 전달했고 홈팀 하나은행은 축하의 꽃다발을 전했다. 삼성생명 구단은 이미선의 공로를 인정하고 축하하는 의미로 200만원의 상금과 선물을 건넸다.
데뷔 후 평균 33분을 뛰어 10.8점, 5.1리바운드, 4.5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이미선의 올 시즌 성적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이미선을 '조커'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팀이 흔들릴 때 투입해 경기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맡긴 것이다.
이날도 그랬다. 이미선은 후반전을 거의 풀타임 소화했다. 삼성생명은 차근차근 점수차를 좁히더니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이미선이 종료 3분51초 전, 67-67 균형을 깨는 3점슛을 터뜨려 결승득점을 만들어냈다.
이후 삼성생명은 스톡스의 자유투와 박하나의 속공을 묶어 74-67로 달아났다. 이미선은 팀이 74-72로 쫓긴 종료 16.4초 전, 상대 반칙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팀 승리를 지켰다.
이미선은 자신의 500번째 경기에서 20분 남짓 뛰어 7점 3어시스트, 알토란 같은 기록을 남겨 76-72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생명은 17승16패를 기록해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공동 3위가 됐다. 이미선은 개인의 대기록 달성과 중요한 팀 승리의 감격을 함께 누렸다.
이미선은 "농구를 오래 했는데 기록을 하나 세운 것 같아 기분이 좋다. 500경기를 채울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하다 보니 채우게 됐다. 한 팀에서 500경기를 뛴 것은 처음이라 나름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테랑답게 대기록을 의식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팀 동료가 '언니'의 대기록을 챙겼다. 이미선은 "경기 전에 키아가 내게 500번째 경기니까 나를 위해 꼭 이기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키아 스톡스는 이날 10점 13리바운드 6블록슛을 올리며 이미선과 함께 값진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부천=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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