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엄 웹스터 인터넷 사전에 따르면 픽앤롤이라는 말을 처음 쓴 것은 1960년이다. 하지만 정확히 누가 이 말이 만들어냈는지는 불분명하다. 농구 전술에서 픽앤롤은 1910년대 초창기 농구 때부터 운영됐다. 당시 패스로만 득점이 이뤄지던 경기 방식에서 ‘드리블러도 슛을 던질 수 있다’는 규정이 새로 생기면서 드리블 전술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픽앤롤은 드리블을 하는 공격수들을 위해 순간적인 오픈 찬스를 만드는 방법으로 고안됐다. 두 명이 수신호로 콤비플레이를 펼쳐 ‘버디 시스템(Buddy System)’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1950년대부터 가드와 빅맨의 2대2 플레이로 이뤄지는 픽앤롤을 쓰는 팀들이 등장했다. 보스턴 셀틱스 밥 쿠지와 빌 러셀이 픽앤롤을 구사한 후 테크니션 가드와 빅맨들이 연계해 주로 많이 활용했다.
2000년대 일리걸 디펜스 룰이 사라진 뒤 지역방어가 가능해진 NBA에서 대개 45도 각도에서 이루어지던 픽앤롤이 코트 중앙 탑으로 공간을 확대하며 다양한 변형이 이루어졌다. 단순하게 한 번의 픽앤롤로 이루어지던 패스가 공간을 벌리거나 연쇄 패스를 가능하도록 하는 응용기술이 활용됐다. 현대 농구서는 모든 공격플레이의 시작이 픽앤롤이 되었을 정도로 가장 신뢰성이 높은 전술로 자리잡았다.
픽앤롤의 대표적인 변형은 픽앤팝(Pop)과 픽앤슬립(Slip)이 있다. 픽앤팝은 스크린을 친 빅맨이 볼을 받아 바스켓으로 달려가지 않고 직접 오픈 점프슛을 날리는 방법이다. 팝이라는 말은 슛을 쏜다는 의미에서 사용했다. 픽앤슬립은 빅맨이 수비수 뒤로 미끄러지듯 뒷 공간을 파고 들어 패스를 받는 방법이다. 슬립은 말 그대로 미끄러진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두 가지 방법 모두 볼핸들러가 동료의 위치나 선택 방법을 활용해 득점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 방법이 성공하려면 상대 수비수의 행동을 관찰하며 적절한 타이밍에 동료 선수에게 연결해줘야 한다.
NBA에서 뛰어난 포인트가드를 보유한 팀은 픽앤롤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기본적으로 갖추놓고 있다. 2014-15시즌 NBA 챔피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포인트 가드 스테픈 커리와 파워포워드 드레이몬드 그린의 콤비플레이로 픽앤롤을 잘 활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커리의 3점슛 장거리 슈팅 능력은 상대 팀이 그에 대한 수비를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커리는 스크린을 건 그린에게 패스를 하면 그린이 슈터에게 패스를 하거나 직접 골대로 돌파해 골을 넣었다.
국내 농구서는 1990년대 유타 재즈의 영향으로 픽앤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프로농구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하면서 대부분 국내 프로농구팀들이 픽앤롤를 주요 공격전술로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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