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저비터는 우리 말로 번역된 말이 따로 없다. 영어 그대로 쓴다. 아마도 마땅한 대체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래 버저(Buzzer)는 소리를 내게 하는 신호장치를 말하며 비터(Beater)는 두들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두 단어를 합치면 버저를 때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미국 스포츠에서 버저라는 말은 야구에서 먼저 사용했다. ‘딕슨 야구사전’에 따르면 1918년 버저는 강속구의 의미로 처음 쓰였다. 보스턴 헤럴드 앤 저널지 버트 휘트맨 기자가 쓴 기사에서 ‘짐 보그의 빠른 버저는 강풍같아서 타자가 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매리업 웹스터 인터넷 사전에 의하면 농구에서 버저비터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65년이었다. 아마도 현재와 같은 버저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이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에서 그동안 수많은 버저비터가 쏟아졌다. LA 레이커스 전설의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명예의 전당에 선수 생활동안 8번의 버저비터를 했다고 기록돼 있다. 8번 중 6번은 어시스트를 받지 않은 단독 슛이었다. 코비는 2006년 피닉스 선스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에서 종료직전 극적인 페이드어웨이슛으로 버저비터를 장식, 99-98로 승리를 하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5번이나 NBA 챔피언을 지낸 LA 레이커스는 코비의 이 한 방으로 피닉스 선스를 3승1패로 누르고 플레이오프를 승리로 이끌었다.
버저비터에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킹’ 르브론 제임스도 뺴놓을 수 없다. 조단은 정규시즌 6번, 플레이오프 3번 등 총 9번의 버저비터를 성공시켰다. 플레이오프에서 2번은 시리즈를 끝내는 버저비터였다. 두 경기 모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 조던은 1997년 NBA 챔피언전 유타 재즈와의 1차전에서 버저비터를 성공시켰다. 르브론은 총 7개의 버저비터를 기록했다. 이 중 5개가 플레이오프에서 나왔다. 이는 NBA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많은 버저비터기록이다. 르브론의 가장 극적인 버저비터는 2009년 동부컨퍼런스 챔피언 1차전에서 올랜도 매직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소속의 르브론은 이 경기에서 3점슛으로 버저비터를 장식, 96-95로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2018년 플레이오프서는 토론토 랩터스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던 것은 가장 최근의 버저비터였다.
1972년 뮌헨올림픽 남자농구 결승에서 소련의 알렉산더 벨로프가 풀코트 프레스에 의해 팀동료로부터 패스를 받아 경기종료 직전 레이업 슛을 성공시켜 미국을 51-50으로 꺾고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프로농구 초창기 버저비터를 장식한 선수에게 한 언론사에서 특별 시상하기도 했다. 상금과 함께 소정의 상품을 지급했다. 당시만 해도 버저비터 용어가 좀 생소한 던 때라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상을 제정했던 것이다. 지금은 한국프로농구서도 심심치 않게 버저비터가 터진다. 챔피언 결정전을 포함한 플레이오프와 정규 시즌 중요고비에서 터지는 버저비터는 언론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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