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52] FIBA(국제농구연맹)가 프랑스어 약자로 된 이유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8-01 07:48
프랑스어 약자로 된 FIBA(국제농구연맹)은 올림픽과 월드컵 등 농구 국제대회를 주관, 운영한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프랑스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미국대표팀 캐빈 듀란트가 경기 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프랑스어 약자로 된 FIBA(국제농구연맹)은 올림픽과 월드컵 등 농구 국제대회를 주관, 운영한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프랑스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미국대표팀 캐빈 듀란트가 경기 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농구는 1891년 제임스 네이스미스(1861-1939)에 의해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야구와 함께 미국에서 시작된 농구는 전 세계적으로 보급돼 현재는 가장 인기있는 세계스포츠가 됐다. 농구 용어는 미국의 영향으로 인해 영어로 된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국제 대회를 관리하는 농구 조직체인 FIBA(국제농구연맹)는 이례적으로 프랑스어 약자로 이루어져 있다.

FIBA의 정식 명칭은 프랑스어 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Basketball이다. 국제농구연맹이라는 뜻이다. FIBA는 농구 국제대회를 관장하는 국가 조직 협회이다.
FIBA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농구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지 2년 후인 1932년 6월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설립됐다. 원래 이름은 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basket-ball amateur 였다. 국제아마추어 농구연맹이라는 말이었다. 당시 아르헨티나, 체코슬로바키아, 그리스, 이탈리아, 라트비아, 포르투갈, 루마니아, 스위스 등 8개국이 창립 멤버로 참가했다. 미국은 창립멤버에 빠졌다. 1934년 이전 농구는 국제 아마추어 핸드볼 연맹의 산하에 있었다.

협회 이름이 영어 International Basketball Federation이 아닌 프랑스어로 된 것은 당시 유럽 스포츠에서 프랑스어가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이었다. 프랑스 출신으로 올림픽 부흥운동을 시작해 IOC를 창설한 피에르 드 쿠베르탱(1863-1937)의 영향으로 프랑스어를 국제 스포츠 공용어로 많이 사용했다. 농구도 미국에서 유럽으로 건너왔지만 이같은 IOC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FIBA는 농구가 첫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농구의 창시자 제임스 네이스미스를 명예 회장으로 임명했다. FIBA는 1950년부터 FIBA ​​농구 월드컵을, 1953년부터 FIBA ​​여자 농구 월드컵을 시작했다. 두 이벤트 모두 4년마다 올림픽과 번갈아 개최한다. 1986년부터 2014년까지 두 종목 모두 올림픽과 교대로 4년마다 열렸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남자 월드컵은 2014년 이후 하계 올림픽 전 해에 열리는 대회로 새로운 4년 주기로 옮겨졌다. 월드컵 우승컵 명칭을 ‘네이스미스 트로피’라고 명명해 농구를 발명한 네이스미스의 공로와 업적을 기리고 있다.

FIBA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미국이 소련에게 패하며 올림픽 흥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1989년 미국 NBA와 같은 프로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 이 때 FIBA 정식 명칭을 아마추어를 떼고 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Basketball로 바꿨다. FIBA 약어로 그대로 이어 나갔다. 1956년이후 독일 뮌헨으로 이전했던 연맹 본부는 2002년 제네바로 다시 돌아왔다.
FIBA는 농구 규칙을 정하고, 필요한 장비와 시설을 지정하며, 국제 경기를 조직한다. 국가 간 선수 이동을 규제하며, 국제 심판 임명을 통제한다. 1989년부터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등 5개 구역으로 구성된 총 213개 회원국이 연맹에 가입돼 있다.

FIBA는 2013년 6월18일 연맹 창립 81주년을 기념해 제네바 외곽에 ‘농구의 집(House of Basketball)’이라는 역사 기념관을 개관했다. 농구의 문화 유산을 홍보하기 위해 모든 연령대의 농구 애호가들에게 각종 농구 유물을 전시해 놓았다. 이에 앞서 FIFA는 1991년 FIBA 명예의 전당을 설립했다.

FIBA는 현재 정식 농구 이외에 하프코트를 쓰는 3대3 농구로 운영한다. 2011년 FIBA 3x3 U-18 세계선수권대회가 개막했고, 1년 뒤 시니어팀 대상 FIBA 3x3 세계선수권대회가 이어졌다. 처음에는 모든 종목에 남녀 혼성팀이 출전하는 별도 대회가 개최했지만 혼합팀은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3대3 농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농구팬들의 관심 속에 열리고 있다.

농구는 비록 미국에서 출발했지만 세계 연맹체가 유럽에서 조직됐으며, 연맹체 이름을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정할 정도로 세계화에 성공한 종목이다. 농구 출범이후 경기 규칙도 세계 각 지역과 남녀, 세대 차이 등에 맞게 규정을 많이 발전시켰다. 이런 노력을 전면해서 해 온 것이 FIBA이다. 2008년 설립된 FIBA 재단은 FIBA의 세계 농구 조직체로서 사회, 인도주의 및 교육 활동을 담당하기도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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