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방송가에 따르면, 송해는 최근 제작진에 “더 이상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도 송해의 하차를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후임 진행자 물색·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해는 현재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전국노래자랑’ 제작진은 상태가 위중한 것은 아니라 일상적인 검사 수준의 진료를 위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도 “격주 녹화라 이번 주에는 촬영 일정이 없고 다음 주 촬영 참여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과 대본 없이 방송을 진행할 경우 순발력을 기반으로 한 애드리브가 재미를 위한 필수 요소인데 코로나19로 인한 야외 촬영 공백이 길었던 만큼 송해가 그 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제작진의 후임 진행자 물색에는 이 같은 상황들이 고려된 것으로 관측된다.
1927년생인 송해는 국내 최고령 현역 방송인이다. 1988년부터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34년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오토바이 사고로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당시, KBS 안인기 PD가 송해 씨를 찾아와 '이럴 때 바람이나 쐬러 다니자'며 '전국노래자랑' MC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아들이 마지막 선물로 '전국노래자랑'을 보내준 것 같다.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아들을 잃은 아픔을 치유했다"고 말하며 전국노래자랑을 이끌어왔다.
가설극단 출신으로 그는 다소 늦은 나이에 라디오와 TV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특유의 입담과 친근한 모습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34년간 전국 곳곳을 휘젓고, 해외는 물론 평양 모란봉 공원까지 안 가본 곳이 없는 그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실향민으로 고향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고 싶다는 소원은 이루지 못했다.
송해가 건재한 데는 마이크에 대한 의지가 누구보다 강렬했다. 그는 "녹화 날만 되면 기운이 펄펄 난다"고 할 정도로 방송을 즐겼다. 심지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도 거뜬히 견뎌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벼운 감기 증세에도 '위중하다'는 말이 나올 만큼 잦은 병원신세를 졌고 결국 고령의 건강문제로 ‘전국노래자랑’을 떠나게 됐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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