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846] 수영 선수 별명으로 ‘물개’와 ‘인어’를 많이 쓰는 이유

김학수 기자| 승인 2022-11-15 12:05
선수 시절 조오련. [나무위키 사진 캡처]
선수 시절 조오련. [나무위키 사진 캡처]
수영을 잘 하는 선수 별명으로 ‘물개’와 ‘인어’라는 말을 쓴다. 물개는 남자 선수에게, 인어는 여자 선수에게 따라 붙는다. 두 별명은 주로 우리나라 언론에서 많이 쓰는 표현이다. 물개라는 별명이 붙은 대표적인 선수는 1970년대 남자 수영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던 조오련(1952-2009)이다. 조오련은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400m와 자유형 1,500m에 출전하여 모두 1위를 차지, 1970년 방콕아시안게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당시 자유형 200m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역 시절 마지막 국제대회였던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선 접영 2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그해 수영 부문 한국 신기록을 총 50회째 수립한 뒤 은퇴했다. 선수로 활동할 때 그의 별명은 ‘아시아의 물개’였다. 아시아에서 수영 강국 일본을 누르고 처음으로 우승한 한국 수영 선수였기 때문이다. 물개라는 말은 한 동물의 정해진 이름이 아닌 일반명이다. 귀가 있는 기각류의 통칭으로 바다 사자류와 오타리아류를 말하는데 물개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유순하고, 착하고, 귀엽게, 표현되는 포유류이다. 물속에서도 자유자재로 유영하며 먹이사냥을 잘 한다. 아마도 이 때문에 수영을 잘하는 사람을 물개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1974년 12월22일자 ‘올해의 명멸(明滅)스타④ 수영 조오련(趙五連)’ 기사는 ‘조오련(趙五連)(22·고려대(高麗大)경영학과3년)선수는 지난 9월 테헤란 아시아대회에서 남자 자유형4백m와 1천5백m를 석권,70년 방콕 제6회대회에 이어 두종목에서2연패(連覇),아시이의 물개란 별명을 고수(固守)했다’고 보도했다.
선수 시절 최윤희. [나무위키 사진 캡처]
선수 시절 최윤희. [나무위키 사진 캡처]


인어라는 별명을 가진 대표적인 선수는 최윤희이다. 그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개인혼영 200m, 배영 100m·200m에 이어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배영 100m·200m 등서 금메달 5개를 획득하며 ‘아시안의 인어’로 불렸다. 상상속의 동물 인어만큼 수영을 잘한다는 의미로 이 별명이 붙여졌다. 원래 인어는 덴마크의 동화작가 ‘인어 공주’에서 나온 것으로 잘 알려졌는데 1800년대 일본을 거쳐 영어 ‘ mermaid’의 번역어로서 일본식 한자어로 만들어졌다.

조선일보 1982년 11월24일자 ‘동생이 앞서간"인어(人魚)자매"메달 경쟁(競爭) 배영200m,최윤희(崔允喜)「김(金)」-윤정(允庭)「은(銀)」’ 기사는 ‘최윤희(崔允喜)는 23일 탈카토라수영장에서 열린 여자배영 2백m결승에서 2분21초96의아시아대회 신기록(종전 2분23초12)을 1초16 단축,1위로 골인했고 언니 윤정(允庭)은 2분22초85로 역시 종전아시아기록을 앞당기고 은메달을 획득,자매가 기염을토했다’고 보도했다. 두 자매를 모두 인어에 비유했던 것이다.

 선수 시절 박태환. [나무위키 사진 캡처]
선수 시절 박태환. [나무위키 사진 캡처]

2000년대들어 한국 수영 간판스타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자유형 400m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그에게 ‘마린 보이’라는 별명을 언론에서 붙였다. 이 말은 1969년 일본 TV 애니메이션 ‘해저소년 마린’에서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국내에는 1970년 MBC에서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바 있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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