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冠)’이라는 뜻은 검은 머리카락이나 말총으로 엮어 만든 머리쓰개를 이르는 것이다. ’관(冠)‘자는 ‘갓’이나 ‘관’, ‘쓰다’, ‘관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초기 꼴에서 이 글자는 ‘冖冖며(덮을 멱)’자와 ‘元元(으뜸 원)’자, ‘寸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머리에 모자를 씌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모자’란 관직에 오른 사람이 쓰던 ‘감투’를 뜻한다. 옛날에는 관직에 있지 않더라도 감투를 쓸 기회가 한 번쯤은 있었다. 바로 결혼식이었다. ‘冠’자는 ‘관’이나 ‘관례’라는 뜻을 갖게 됐다. ‘관혼상제(冠婚喪祭)의 ’관‘은 옛날의 원복을 의미한다. 원복이란 예로부터 성인을 맞이했음을 나타내는 의식이다. 지금의 성인식에 가깝다. 따라서 ’관‘이라는 말은 특별한 지위나 계급을 뜻하는 말로 동양 문화권에서 통했다. 이것을 여러 개 차지했다는 말로 다관이라고 붙였으며, 여기에 임금을 뜻하는 ‘왕(王)’이라는 말을 붙였으니 최고의 영예라는 의미가 된다. (본 코너 849회 ‘‘다관왕(多冠王)’의 ‘관(冠)’은 어떤 의미일까‘ 참조)
탁구에서 다관왕은 2관왕, 3관왕 4관왕까지 있다. 금메달 2개부터 4개까지 딴 우승자를 말한다. 탁구는 남녀 단식·복식, 혼합복식, 단체전 종목이 있다. 4개 종목을 다 석권하면 4관왕을 차지할 수 있다. 그랜드슬램이라고도 말하는 4관왕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나온다. 올림픽은 단체전 종목이 없기 때문이다. 1993년 외테보리(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가 우리나라 탁구 사상 처음으로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4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3관왕은 단식, 복식, 혼합복식, 단체전에서 3개 종목을 석권한 우승자를 말한다. 2관왕은 4개 종목에서 2개 금메달을 딴 메달리스트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다관왕이라는 말은 1970년대 이후 많이 등장했다. 조선일보 1980년 5월30일자 ‘만물상(萬物相)’ 기사는 ‘마에스트로(거장(巨匠))로스트로포비치가 오늘 다시서울에 온다.31일(日)과 1일(日)의 세종문화회관(世宗文化會館) 공연을 위해 이번에는 첼리스트로서—.본지(本紙) 창간(創刊) 60주년기념 공연을 위해 지난달 워싱턴내셔널 심퍼니와 함께 내한(來韓)했던 로스트로포비치는 첼리스트이자 지휘자(指揮者)요,또한피아노 반주자이기도 한 공연예술의「다관왕(多冠王)」—.이러한 다재능(多才能)을 거장(巨匠) 자신은『그건 마치 한 사람이 여러언어(言語)를 자유롭게 말하는 것과 같다』고 풀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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