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이승엽 두산 감독으로부터 "김택연이 마운드에 올라가면 두산이 승리한다는 마음을 가져달라"는 말과 함께 주전 마무리 임무를 맡은 김택연은 '보직 발령' 당일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이 5회까지 8-0으로 크게 앞서가 김택연의 등판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한화가 경기 막판 맹추격하자 불을 끄기 위해 등판해 팀의 9-6 승리를 지켰다.
김태연을 상대로 초구 슬라이더로 가볍게 스트라이크를 잡은 김택연은 직구 2개로 1볼 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또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낚았다.
김택연의 올 시즌 3번째 세이브다.
지난달 21일 잠실 SSG 랜더스전과 지난 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챙긴 세이브는 마무리 투수가 흔들리거나 휴식일에 나섰을 때 임시로 뒷문을 지키고 얻은 것이었다.
주전 마무리 투수로 당당하게 팀 승리를 지킨 건 이날이 처음이다.
세이브는 이번이 3번째지만, 마무리 보직을 받고는 첫 세이브를 챙긴 김택연은 "진짜 마무리 투수로 올라간 거라 조금 다른 점도 있었다. 다만 마음가짐은 똑같이 던진 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3점 앞선 9회 2사 1루에서 '마무리 데뷔전'을 치른 것도 김택연에게는 마음 편한 일이었다.
그는 "점수 차가 3점이라 큰 거 맞아도 1점이 남고, 투아웃이라 과감하게 던지자고 생각한 게 좋았다"고 말했다.
이제 막 두산 수문장을 맡은 김택연은 감독과 선배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
이 감독의 '김택연이 마운드에 올라가면 두산이 승리한다는 마음을 가져달라'는 말은 "그만큼 저를 믿고 맡겨주신 거라 책임감을 가지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했고, 마무리 배턴을 넘겨준 홍건희로부터는 "미안해하지 말고, 자신 있게 하고,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물어보라"고 응원받았다.
이제 김택연은 불펜 가장 마지막 차례로 대기한다.
김택연은 "팀이 3시간 이기고 있다가 (마무리 투수 때문에) 1분 만에 질 수도 있다. 저 때문에 지는 날도 있겠지만, 힘든 날이 오는 순간 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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