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이브왕 정해영(3억 6000만원)보다 부진했던 예비 FA 조상우(4억원)의 연봉이 더 높게 책정된 것이다.
정해영은 지난 시즌 53경기에서 31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키움에서 트레이드로 영입된 조상우는 44경기 1패 6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18로 부진했다. 부상으로 시즌 후반을 거의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지난해 3억 4000만원에서 6000만원이 인상된 4억원을 받았다.

KIA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조상우의 이탈을 방지하고 A등급 FA 자격 획득을 위해 연봉 인상이라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이범호 감독이 마무리 자리는 정해영이 계속 맡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연봉에서는 조상우가 우위를 점했다.
이는 KBO리그 구단들의 FA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단들은 핵심 선수의 FA 등급을 높이고, 이탈 시 받게 될 보상금 규모를 키우기 위해 예비 FA 선수들에게 관대한 연봉을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성적보다 미래 가치가 우선시되는 셈이다.
통합우승으로 전반적인 연봉 상승이 이뤄진 KIA지만, FA 프리미엄으로 인한 이러한 역전 현상은 연봉 협상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구단의 장기적 전략과 선수 개인의 성과가 만들어내는 미묘한 균형이 연봉 책정에 반영된 것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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