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교롭게도 홍현빈은 2024시즌이 끝난 뒤 kt에서 방출됐고, 삼성과 계약했다. 새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시즌을 맞은 홍현빈은 3월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홍현빈은 이날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만루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5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삼성이 4-5로 뒤진 5회말 2사 1, 2루에서 최종인의 시속 146km 직구를 공략해 동점 우전 적시타를 쳤고, 7-5로 앞선 6회 2사 만루에서는 박치국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시속 144km 직구를 받아쳐 114m를 날아간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의미 있는 홈런을 쳤지만, 홍현빈은 감정을 꾹 눌렀다. 그는 "안타가 나오지 않아도 '그냥 더 열심히 하자'라고만 생각했다"며 "홈런을 치긴 했지만 '오늘 경기 잘했다'라고만 생각할 것이다.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반면 박진만 감독은 "오늘 홍현빈이 만루 홈런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 준 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으며, 라이온즈파크를 찾은 팬들은 8회 홍현빈이 타석에 들어서자 함성을 보내기도 했다.
홍현빈은 "6회 타석에 들어설 때, 관중석에서 '만루 홈런'이라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홈런이야'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홈런을 치니까 웃음이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현빈의 방출 소식에 삼성은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방출 뒤 얼마 되지 않아서 삼성 구단의 연락을 받았다. 덕분에 올 시즌 준비를 잘할 수 있었다"며 "기회를 준 삼성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kt 시절 홍현빈은 한 시즌 100타석을 넘긴 적이 없었지만, 삼성에서는 주전 외야수 경쟁을 펼치며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는 "나는 조연이다. 당장 주연이 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팀 우승을 돕고, 주연을 빛나게 하는 조연이 되고 싶다"고 겸손한 포부를 밝혔다.
홍현빈의 가세로 삼성 외야진은 한층 두꺼워졌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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