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가 FA컵 8강에서 본머스를 상대로 거둔 짜릿한 역전승 후,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베테랑 선수들에게 승리의 영광을 돌렸다.
프리미어리그 최강자로 군림해온 맨시티의 2024-2025 시즌은 그림자가 짙다. 리그에서는 리버풀에 22점이나 뒤진 5위로 처져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다. 올 시즌 참가한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리그컵도 일찍 작별했다. 남은 FA컵이 유일한 우승 희망이다.
맨시티의 부진은 주로 선수단 노화 문제와 연결되어 왔다. 젊은 피의 수혈 시기를 놓쳐 오랜 기간 팀을 이끌던 주축 선수들이 체력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미 모든 것을 이룬 선수들에게 과르디올라가 새로운 동기부여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본머스와의 FA컵 8강전에서는 바로 그 '노쇠했다'는 선수들이 승리의 중심에 섰다. 골키퍼 에데르송,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 공격수 필 포든, 케빈 더브라위너는 맨시티의 6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모두 경험한 베테랑들이다.

전반전을 0-1로 뒤진 채 마친 맨시티는 후반 엘링 홀란과 오마르 마르무시의 연속 득점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과르디올라는 "중간 휴식 시간에 선수들에게 '우리는 단 한 번의 유효 슈팅만 허용했을 뿐이다. 우리의 운명은 여러분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며 "선수들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헌신을 보여주었고, 마침내 승리를 쟁취했다"고 역전승 과정을 설명했다.
FA컵에서 우승해도 이번 시즌은 맨시티에게 '실패한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2008년부터 감독 생활을 시작해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등 명문 클럽만 이끌어온 과르디올라에게 트로피 없는 시즌은 맨시티 부임 첫 해인 2016-2017 시즌이 유일했다.
올 시즌 부진 원인에 관한 질문에 과르디올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단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다. 언젠가 자서전에 모두 적어내겠다"면서도 "가장 먼저는 '페프' 자신이다. 내가 적절한 순간에 올바른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 / 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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