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도 4번 타자를 맡게 된 최형우는 사실 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원했다. 하지만 KIA의 현실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KIA는 올해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개막 초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이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복귀했고, 최근에는 나성범과 패트릭 위즈덤이 빠진 상황에서 김선빈마저 재부상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최형우만이 흔들림 없는 기둥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116경기 타율 0.280, 22홈런, 109타점, OPS 0.860을 기록한 그는 여전히 최정상급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88홈런을 기록한 위즈덤의 영입으로 최형우의 바람이 현실화될 듯했지만, 그의 대체 불가한 가치는 올해도 증명되고 있다.

최형우는 단순히 개인 성적만 뛰어난 선수가 아니다. 팀 내에서는 최고의 문제 해결사이자 후배들이 믿고 따르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그가 제안한 '농군 패션'으로 KIA가 올해 첫 4연승을 달성한 일화는 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개인 기록 면에서도 최형우는 여전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 5일 키움전에서 KBO리그 역대 4번째 400홈런을 달성한 그는 이제 역대 3번째 2500안타 돌파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42세의 나이에도 전혀 녹슬지 않은 최형우의 방망이를 보면, 그의 야구 인생 마지막 장은 아직 한참 멀어 보인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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