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과 롯데의 경기에서 벤치클리어링 사태가 벌어졌다.
발단은 롯데가 2-0으로 앞선 5회 최원태의 공이 전준우의 왼쪽 팔꿈치를 직격한 것이었다.
전준우는 지난 17일 부산 사직야구장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최원태의 높은 직구에 맞은 경험이 있어 더욱 격분했다. 전준우는 "두 번째"라며 최원태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최원태도 억울하다는 듯 두 팔을 벌리며 맞대응했고, 전준우가 마운드로 향하면서 첫 번째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최원태가 계속 항의하자, 1루로 걸어가던 전준우가 다시 마운드를 향해 2차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삼성 주장 구자욱의 적극적인 중재와 최원태가 1루의 전준우에게 모자를 벗고 사과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벤치클리어링 이후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5회 말 삼성은 1사 후 박승규의 2루타로 만든 2사 3루에서 김성윤의 적시타와 도루, 구자욱의 동점 적시타가 연달아 터지며 2-2 균형을 맞췄다.
이어 르윈 디아즈의 볼넷으로 1·2루를 만든 뒤 강민호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4-2 역전에 성공했다.
6회 말에도 삼성의 공격이 이어졌다. 선두 타자 이재현의 볼넷과 상대 실책에 이어 김지찬, 김성윤, 구자욱의 3연속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1회 빅터 레이예스의 솔로 홈런과 4회 손성빈의 홈런으로 초반 주도권을 잡았지만, 벤치클리어링 이후 삼성에 완전히 경기 흐름을 내줬다.
7회 고승민과 레이예스의 안타, 윤동희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삼성도 7회 말 이재현의 적시타와 8회 말 강민호의 적시 2루타로 더욱 점수 차를 벌리며 승리를 확정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벤치클리어링의 원인 제공자인 최원태가 승리 투수가 됐다. 5이닝 3피안타(2피홈런) 5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최원태는 타선의 폭발적 지원에 힘입어 시즌 4승(2패)을 기록했다.
반면 다승 공동 선두였던 롯데 박세웅은 6회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5⅓이닝 6피안타 6실점(5자책점)으로 승수 보태기에 실패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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