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욱은 시즌 전반 부상과 타격 부진이 겹치며 타율이 0.173까지 곤두박질쳤지만, 6월 11일 4안타 경기(KIA전)를 전환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려 왔다. 그리고 지난 2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도 4안타를 쏟아내며 드디어 시즌 3할 타율(0.302)을 되찾았다. 삼성 공격라인의 핵심인 구자욱의 최근 상승세는 단순한 개인 기록 개선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지난 봄 구자욱은 힘든 나날을 견뎌야 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입은 부상 후유증까지 더해지며 5월까지 타율 0.249, OPS 0.701에 머무르는 데 그쳤다. 올해 33세를 맞은 구자욱에게 체력 저하가 찾아온 것이 아니냐는 조급한 걱정까지 제기됐다. 지난해 33홈런-115타점, 타율 0.343 OPS 1.044로 MVP급 퍼포먼스를 펼쳤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타석에서 초조함이 드러났고 타격 리듬은 한동안 엉켜 있었다.

구자욱의 부활은 선수 개인 기록 상승에만 그치지 않는다. 8위까지 내려가며 흔들렸던 삼성이 후반기 첫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5할 승률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구자욱의 활약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공격에서 중심 타자로서의 존재감을 회복하고 팀 리더로서의 안정감이 더해지면서 동요하던 젊은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안정을 찾고 있다.
올 시즌 재기에 성공한 구자욱은 '실력은 영원하다'는 격언을 몸소 실증하고 있다. 구자욱이 부활하며 타선의 화력이 강해진 삼성은 에이스 원태인까지 3주 만에 복귀하며 상위권 진입을 노린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며 정상을 겨냥했던 삼성이 투타 핵심 선수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리그 후반기 구도를 뒤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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