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9회 동점 홈런을 허용했을 때까지만 해도, 팬들은 '한 번의 불운'이라 여겼다. 하지만 17일 사직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의 추락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4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조기 투입된 순간, 그가 보여줘야 했던 것은 '불 같은 승부근성'이었다. 하지만 김원중은 8구 승부 끝에 김영웅에게 만루포를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리드를 날려버렸다. 그것도 팀이 8연패 수렁에서 벗어나야 하는 절박한 순간에 말이다.
마무리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투수가 아니라 실점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수여야 한다. 그러나 김원중은 위기 순간마다 압박감에 짓눌려 무너졌다. 강심장이 아니라 유리 멘탈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이유다. 팀이 간절히 원하는 순간, 가장 필요할 때 무너지는 마무리는 더 이상 마무리가 아니다.
김원중은 팀이 왜 자신에게 8연패 탈출이라는 중책을 맡겼는지, 팬들이 왜 마지막까지 그를 믿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마무리는 구위보다 마음가짐, 실력보다 책임감으로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김원중은 지금 '그저 마지막에 나오는 투수'일 뿐이다.
김원중은 냉정히 말해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지고, 아무리 많은 세이브를 쌓아도, 이렇게 절박한 순간마다 무너진다면 그는 '진짜 마무리'가 될 수 없다. 롯데가 필요한 것은 공 던지는 기계가 아니라, 팀을 끝까지 지켜내는 정신적 지주다. 지금처럼 흔들리고 무너지는 모습으로는, 롯데의 뒷문은 결코 닫히지 않는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