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바람이 몰아친 가운데 107분간 멈춰섰던 양팀의 대결은 결국 10-6 LG 승리로 마무리됐다.
초반 데 헤이수스의 커브볼을 중앙 펜스 너머로 보낸 오스틴 딘의 27호포가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8회말부터 시작됐다.
9회 초구, 박영현의 어설픈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오스틴은 망설이지 않았다. 응원 소리마저 사라진 조용한 구장에 방망이와 공이 만나는 청명한 타격음이 퍼졌다.
28호 솔로포에 이어 오지환의 3점 아치까지 터지며 LG는 압승을 거뒀다. 1위 확정을 위한 매직넘버는 8개로 줄어들었다.
시즌 종반 순위다툼에 예상치 못한 복병이 등장했다. 연일 계속되는 가을 장마다. 3회 쏟아진 폭우로 중단 위기에 몰렸지만, 빡빡한 스케줄상 취소할 경우 다음날 더블헤더를 감수해야 했다.
자정을 향해 달려가는 시계와 함께 마침내 끝난 승부에 오스틴조차 "정말 힘든 하루였다"며 지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의도한 건 아니었다. 그저 순간의 반응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팀이 위험한 순간에 나온 타구라 더욱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긴 중단에도 끝까지 버틴 관중들에게 오스틴은 "늦은 시각까지 함께해준 팬들 덕분에 힘을 얻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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