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가을, 그 조용한 이별의 주인공으로 심창민, 서건창, 송은범이 있다.
◇ '150km 라이언즈 파이어볼러'의 마지막 흔적 심창민
NC를 거쳐 LG 유니폼을 입으며 "한 번만 더"를 외쳤지만, 결국 2025시즌 1군 등판은 없었다.
누구도 그의 은퇴를 공식적으로 들은 적은 없지만, 조용히 마운드를 떠나는 기운이 묻어난다. 강속구의 기억만 남기고.
◇ 200안타의 신화, 이제는 빈자리 서건창
2014년, 그는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바꿨다. 200안타. KBO 최초의 기록이었다.
'작지만 빠르고 강한 리드오프'의 상징이던 서건창은 어느새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IA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출전 기회는 급격히 줄었고, 결국 구단의 결단은 냉정했다.
그를 아는 팬들은 이렇게 묻는다. "그 서건창이 이렇게 사라진다고?"
그의 눈부신 전성기는 여전히 KBO의 기록집 속에 남아 있지만, 지금의 그는 아무 구단에도 속하지 않는다.
◇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려는 불꽃 송은범
송은범은 '왕조의 불펜'이었다. SK의 전성기, 그는 마운드에서 불을 뿜었다. 이후 한화, LG, 그리고 삼성. 수차례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버텼다.
2025년, 퓨처스리그에서 다시 던지는 그의 모습이 포착됐다. 다섯 경기 연속 무실점. 누구보다 야구를 놓지 않으려는 마음이 강했다. 하지만 1군 마운드는 끝내 열리지 않았다.
그의 이름 옆엔 '은퇴'라는 단어도, '현역'이라는 단어도 없다. 그저, 아직 남아 있는 불빛 하나처럼.
이 세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화려했던 과거가 있었고, 이제는 이별조차 기사 한 줄 없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
야구는 잔인할 만큼 '현재'의 스포츠다. 그들의 마지막 장면은 누군가의 눈에는 스쳐 지나가겠지만, 팬들의 기억 속엔 여전히 '그때 그 선수들'로 남는다.
정말 이들은 이렇게 사라지는 건가?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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