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격차의 근본 원인은 시장의 신뢰도에 있다. MLB는 일본 프로야구(NPB)를 언제든 주전급으로 투입 가능한 검증된 시장으로 보지만, KBO 리그는 여전히 적응기가 필요한 '복권' 수준으로 평가한다. 특히 김혜성과 송성문이 마이너리그 거부권조차 포기하며 몸을 낮춘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단에 유리한 옵션이 대거 포함된 이 계약서들은, 사실상 MLB가 한국 야구에 매긴 '테스트 드라이브' 견적서와 다름없다.
하지만 선수들이 이 초라한 견적서를 받아 든 진짜 이유는 계약 종료 후 찾아올 '진짜 FA' 시장 때문이다. 이들이 롤모델로 삼는 김하성은 최근 어깨 부상 등의 악재 속에서도 애틀랜타와 1년 2,000만 달러(약 294억 원)라는 파격적인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는 김혜성이나 송성문이 3~4년 동안 받을 전체 보장 금액보다 1년에 받는 돈이 더 많은 수준이다. '골드글러브급 수비'와 '두 자릿수 홈런' 능력이 있다면, 백업으로 시작하더라도 연봉 2,000만 달러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노시환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투수 포지션의 원태인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나가 경험을 쌓으려는 '생존형 도전'에 가깝다면, 타자인 노시환은 자신의 파워가 MLB에서도 '상수'로 통할 수 있을 때까지 몸값을 키우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가 한화와의 다년 계약 협상에서 '환불 보증(옵트아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국내에서 연간 30억 원 이상의 대우를 받으며 'K-무라카미'로서의 위용을 확실히 굳힌 뒤, 미국 시장이 자신을 '경차'가 아닌 '프리미엄 세단'으로 대접할 타이밍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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