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한국계 선수들을 대거 포함시키면서, KBO 리그에서 꾸준히 경쟁해 온 선수들의 대표팀 진입 경로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대회 최종 명단에 포함된 데인 더닝, 셰이 위트컴, 라일리 오브라이언, 저마이 존스는 모두 해외에서 성장하고 커리어를 쌓아온 선수들이다. 이들이 WBC 규정상 대표팀 출전 자격을 갖췄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표팀 선발이 규정 충족 여부만으로 설명되기에는, 그 과정에서 국내 리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축소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문제는 이 흐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번 WBC에서 해외 출신 선수들의 대거 합류가 '전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정당화된다면, 향후 대회에서는 그 비중이 더 확대될 여지도 충분하다. 그렇게 될 경우 대표팀은 국내 리그의 성과와 육성 결과를 반영하는 창구라기보다, 단기 성적을 위해 외부 자원을 선별적으로 차용하는 팀으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 선수 육성과 리그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와도 충돌한다.
대표팀은 단순히 가장 즉각적인 전력을 모으는 집합체가 아니라, 한국 야구 시스템 전체의 방향성을 상징하는 존재다. 국제대회 성적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성과가 국내 리그와 단절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면 그 의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팬들이 기대하는 것 역시 단기 결과뿐 아니라, 국내 무대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대표팀으로 이어지는 명확한 서사와 구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배제나 감정적 논쟁이 아니라, 대표팀 선발에 대한 분명한 기준과 철학이다. 해외 출신 선수의 활용 여부를 떠나, KBO 리그에서의 성과와 경쟁이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대표팀은 성적과 무관하게 정체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 부담은 결국 한국 야구 전체에 고스란히 돌아오게 될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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