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은 현재 지독한 '강민호 금단현상'에 빠져있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에 가깝다. 강민호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그 포수 중 상위권의 타격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수비다. 투수 리드와 경기 운영 능력에서 강민호를 대체할 자원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가능성을 보였던 유망주들은 '포스트 강민호'라는 왕관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거나, 실전 경험을 쌓을 기회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박세혁을 영입했으나 역부족이다. 결국 투수진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벤치 입장에서는 계산이 서는 '강민호 카드'를 버리는 모험을 감행할 수 없는 처지다.
여기에는 '윈나우(Win-Now)' 기조라는 거대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2024년 한국시리즈 진출로 우승권 전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삼성은 '육성을 위한 패배'를 용납할 여유가 사라졌다. 유망주 포수가 실수를 통해 성장하려면 경기당 몇 점의 실점이나 패배를 감수해야 하지만, 매 경기가 결승전인 윈나우 팀에게 그런 인내심은 사치다. 실수가 나오면 다시 강민호를 투입하고, 유망주는 벤치로 밀려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세대교체의 골든타임은 번번이 뒤로 밀렸다.
이제 강민호의 계약 기간인 2년은 삼성이 맞이할 마지막 유예기간이다. 이 기간 내에도 제2의 주전 포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삼성은 강민호의 은퇴와 동시에 안방 붕괴라는 유례없는 재앙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못 보내는' 것이 아니라 '안 보내는' 것이라 자위하기엔, 삼성이 짊어진 베테랑 의존증의 무게가 너무나도 무겁다.
강제 은퇴는 구단이 시키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후배가 선배의 마스크를 빼앗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법이다. 지금 삼성에 필요한 것은 베테랑과의 아름다운 작별이 아니라, 그를 강제로 밀어낼 수 있는 '독한 육성'의 결단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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