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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손주영의 위험한 낙관론이 '소탐대실'인 이유

2026-05-16 08:36:01

손주영
손주영
LG 트윈스가 전문가와 팬들의 거센 비판 직면했다. LG는 부상으로 이탈한 마무리 유영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좌완 선발 손주영을 마무리로 보직 전환하는 강수를 뒀다. 이에 분노한 일부 팬들은 잠실구장 인근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며 "팀의 미래와 맞바꾸는 조급한 윈나우(Win-now)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당사자인 손주영은 "선발 빌드업보다 마무리가 몸에 편하다", "결정구를 시험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팀을 위한 헌신이라는 포장 속에 감춰진 손주영의 이번 발언이 왜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전형인지 그 이면을 짚어본다.

손주영은 선발 빌드업 과정에서의 부상 기억을 이유로 기습적인 불펜 전환을 반겼다. 매일 캐치볼을 하며 불펜 투수의 팔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야구 의학적 상식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발상이다. 5~6일 주기로 철저한 루틴 속에서 가동되는 선발 투수와 달리, 마무리는 언제 등판할지 모르는 대기 상태와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오르는 연투를 필연적으로 겪는다. 따라서 불펜의 과부하를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류다. 당장의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무시하는 것에 불과하다.

현대 야구에서 풀타임 선발로 뛰며 10승 이상을 담보할 수 있는 좌완 투수는 '부르는 게 값'일 만큼 희소 가치가 높다. 손주영은 지난해 11승을 거두며 LG 선발진의 확고한 상수로 자리 잡았다. 이런 선수를 고작 1이닝을 막는 마무리로 돌리는 것은 자원 낭비다. 150이닝 이상을 책임지던 에이스를 50이닝 남짓 소화하는 구원 투수로 소모하는 것은 전력의 명백한 마이너스다. 눈앞의 승리를 탐내다 리그 최고 수준의 좌완 선발 자원을 잃어버리는 꼴이다.
"마무리로 뛰며 결정구를 가다듬고 스피드를 올리겠다"는 손주영의 다짐은 마무리의 본질과 어긋난다. 경기 최종반 1점 차 박빙의 승부처는 새로운 변화구를 연마하는 실험실이 아니다. 단 1이닝 안에 가장 확실한 무기로 타자를 압도해야 하는 보직이다. 1년 동안 100%의 전력으로 짧게 던지는 불펜 메커니즘에 길들여지면, 이듬해 다시 100구 안팎을 조율하는 선발 투수의 긴 호흡으로 돌아오기 극도로 어려워질 수 있다. "1년만 하고 선발로 복귀하면 된다"는 계산은 투수의 어깨를 스위치처럼 껐다 켤 수 있다고 믿는 사령탑과 선수의 대책은 오판이 될 수 있다.

15일 SSG전에서 손주영은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그러나 야구계 전문가들과 팬들은 환호 대신 우려를 표했다. 등판하자마자 실책과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하는 등 불펜 투수 특유의 빠른 영점 조절에 애를 먹는 모습을 여실히 노출했기 때문이다. 경기 후 손주영이 밝힌 짜릿함과 희열은 잦은 연투와 압박감이 주는 누적 피로에 비하면 잠시 스쳐 지나가는 아드레날린의 착시일 뿐이다.

손주영의 헌신적인 마음가짐 자체를 폄하할 수는 없다. 그러나 팀의 10년 대들보가 되어야 할 좌완 선발 투수가 당장 부진한 불펜진의 소방수로 소모되는 현실은 명백한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 설사 마무리로 좋은 성적을 낸다해도 그렇다. LG가 2연패를 못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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