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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쿼 야수 고집 꺾은 이범호 KIA 감독의 '백기투항'...시라카와 카드로 투수놀음 복귀

2026-05-27 13:03:52

이범호 KIA 감독
이범호 KIA 감독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오랜 격언을 잠시 망각했던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의 야수 실험이 결국 마침표를 찍었다. 박찬호의 이적으로 발생한 내야 공백에 매몰된 나머지, 마운드의 과부하를 간과하고 홀로 야수 쿼터를 고집했던 이 감독이 마침내 백기투항을 선언한 것이다.

물론 이 감독의 고집에도 명분은 있었다. 이번 시즌 아시아 쿼터 시장에서 투수를 택한 구단 중 재미를 본 곳은 한화와 LG 정도를 제외하면 전무하다시피 했다. 타 구단들이 영입한 투수들이 부진으로 잔혹사를 쓰면서, '쓸 만한 투수 매물이 없다'는 시장의 한계는 명확했다. 레전드 3루수 출신인 이 감독이 리스크가 큰 투수 대신 내야 수비 안정화로 눈을 돌린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선택의 결과는 처참했다. 호주 대표팀 주전 유격수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제리드 데일은 34경기에서 무려 9개의 실책을 남발하며 내야를 초토화했고, 타율도 빈타에 허덕이며 팀의 거대한 짐으로 전락했다. 데일이 부진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사이 오히려 국내 신진급 내야수들이 준수한 활약으로 공백을 메우면서 이 감독의 야수 육성 안목은 체면을 구겼다.
실패를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수많은 팬과 미디어의 시선이 집중되는 프로야구 감독의 자리라면 더욱 그렇다. 자칫 '시장에 투수가 없었다'거나 '데일에게 조금 더 기회를 주겠다'며 오기를 부릴 수도 있었던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과감히 야수 고집을 꺾고, 일본 독립리그에서 구위를 회복한 시라카와에게 손을 내밀었다.

시라카와는 이미 KBO리그에서 검증을 끝낸 확실한 카드다. 최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마치고 돌아와 독립리그 5경기(25이닝) 동안 1승 1패, 평균자책점 1.08, 탈삼진 34개를 기록하며 완벽한 몸 상태를 증명했다. 리스크로 가득했던 다른 아시아 쿼터 투수들과 달리, 당장 KIA 마운드의 과부하를 해결해 줄 가장 확실한 즉시 전력감이다.

이 감독의 '방향 선회'가 KIA의 여름 레이스에 어떤 반전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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