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스는 1980년대 초반 다저스의 황금기를 이끌며 신인왕과 올스타를 거머쥔 천재 2루수였으나, 평범한 1루 송구를 엉뚱한 곳으로 날려버리는 치명적인 송구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어려운 타구는 짐승처럼 쫓아가 걷어내고도 시간이 넉넉한 상황에서 1루수 키를 넘기거나 원바운드 폭투를 던지던 색스의 모습은 최근 김혜성의 수비 장면과 묘하게 닮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김혜성 특유의 송구 동작이다. 김혜성은 빠른 주자를 잡기 위해 공을 잡은 낮은 자세 그대로 옆으로나 아래로 채서 던지는, 사이드암과 언더핸드 사이의 애매한 송구 폼을 고집하고 있다. 급한 마음에 정석적인 오버핸드 스로를 생략하다 보니 공에 강한 역회전이 걸려 1루수 앞에서 바나나처럼 휘거나 뚝 떨어지는 불규칙한 바운드가 형성되는 것이다. 과거 색스가 심리적 압박감 속에서 공을 위로 똑바로 던지지 못하고 옆으로 밀어 던지다 대형 실책을 연발했던 매커니즘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프리먼이라는 확실한 안전 기지가 지금은 실책을 지워주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김혜성이 나쁜 습관을 고칠 기회를 늦추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의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 송구 실책 몇 개가 겹쳐 멘탈이 무너지거나, 프리먼이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김혜성 역시 순식간에 색스가 걸었던 고난의 길로 접어들 위험이 크다.
김혜성이 다저스의 진정한 주전 2루수로 롱런하기 위해서는 지금 프리먼의 눈물겨운 고생 뒤에 가려진 송구 경고등을 직시해야 한다. 잡는 것만큼이나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야구의 기본을 잊지 않고 이 애매한 송구 폼을 확실히 고쳐내지 못한다면, 다저스 팬들은 조만간 21세기판 스티브 색스 잔혹사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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