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제리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를 메운 수만 명의 붉은 악마들로 마치 '붉은 바다'를 연상케 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돗자리를 깔고 치킨과 피자 등 음식을 시켜 먹으며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대학교 동기들과 함께 광화문 광장을 찾은 배인재(21) 씨는 "일단 승패를 떠나서 선수들이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다"며 기대감 가득 찬 목소리로 응원에 나섰다.
몇 시간 뒤 출근해야 하는 최현선(30·여) 씨와 김경희(26·여) 씨도 흥겨운 기분에 피곤함도 다 잊은 채 "직장 동료들과 큰 맘 먹고 응원을 나와서 꼭 이겼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화이팅!"을 외쳤다.
전반전이 시작된 뒤 우리 축구팀에 위기 상황이 계속됐다. 상대 선수와 공이 우리 골대로 향할 때마다 응원에 나선 붉은 악마들의 입에서는 "아~"하는 조마조마한 탄식이 터져나왔다.
정성룡 골키퍼가 알제리 선수가 찬 공을 주먹으로 가까스로 쳐내자 안도의 한숨과 함께 "대~한민국!" 응원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남자친구와 함께 응원을 하던 양혜연(23·여) 씨는 "너무 허무하게 들어간 것 아닌가. 너무 속상하다. 그래도 아직 전반전이니까 대한민국 화이팅!"을 외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어 전반전 26분, 28분에 연달아 알제리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0:3 상황이 되자 시민들은 실망의 탄식을 감추지 못했다.
착 가라앉은 분위기는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달라졌다. 후반전 5분, 손흥민 선수의 오른발에서 소중한 만회골이 터지자 시민들은 벌떡 일어나 서로를 얼싸 안으며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경기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지금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만회 충분히 할 수 있어요! 화이팅! 제발!"을 외치며 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펄쩍펄쩍 뛰었다.
이후 한 골을 더 실점해 골 차이는 다시 3점 차로 벌어졌지만, 태극전사들은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우리 선수들이 알제리 골대에 가까워질 때마다 시민들은 어깨에 두른 태극기를 휘두르고 나팔을 불며 손을 꼭 쥐고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더 이상 골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경기는 2:4로 끝났다.
친구들과 함께 응원을 왔던 이동석(19) 군은 "오늘 졌는데 1승 1무 1패가 되면 아직 우리에게도 16강 진출의 기회가 남아 있다"며 벨기에전도 또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알제리전은 전국 30여 곳에 10만여 명의 응원 인파가 몰렸다. 경찰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 2만 5,000명, 강남 영동대로 3만 명, 신촌 연세로 1만 명 등 서울 지역에서만 7만 명이 거리응원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과 사직구장, 울산 문수체육공원 호반광장 등에도 응원 인파가 몰려 전국 34개 장소에서 응원전이 벌어졌다.
조별리그 H조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은 27일 새벽 5시에 열린다.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은 피파랭킹 11위인 벨기에를 큰 점수 차로 이겨야 한다. CBS노컷뉴스 박초롱 기자 warmheartedc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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