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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사단 컴백, 그리고 한화에 부는 '변화의 바람'

'프로로 돌아갈 때'라는 말이 현실로. 이제는 '결과'로 보여 줄 때

2014-10-28 00:20:23

▲서울모처에서강연에임했던김성근감독.당시'프로로돌아갈때'라는김감독의이야기는4개월이지나서야현실이됐다.사진│김현희기자
▲서울모처에서강연에임했던김성근감독.당시'프로로돌아갈때'라는김감독의이야기는4개월이지나서야현실이됐다.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6월, 필자의 지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 바 있다. 통화 내용은 ‘고양 원더스의 김성근 (당시) 감독님이 우리 회사에서 강의를 하는데, 한 번 들으러 올 수 있겠느냐?’라는 것이었다. 이에 필자는 즉각 해당 장소로 향했고, 그라운드가 아닌 곳에서 김성근 감독의 인생철학과 야구 철학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이는 분명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감독의 인생관에 대해서는 저술이나 방송, 그리고 그라운드 주변에서 ‘미니 인터뷰’ 형식으로 자주 들어왔지만, 이렇게 일반 기업체를 통하여 2시간 이상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많았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김 감독은 강연을 통하여 일본에서 국내로 영구 귀국을 선택한 이후부터 고양 원더스 감독직에 오를 때까지의 인생을 가감 없이 풀어낸 바 있다. 그러는 한편, ‘1등을 이기는 2등’이 되기 위해서는 죽을힘을 다 한다는 말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한 토크쇼에서 ‘부상 때문에 50%만 하고 쉬자는 것은 패배자라고 본다. 50% 속에서 100%를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하기도 했다. 그것이 불과 4개월 전 이야기였다.

본격적인 탈꼴찌 행보를 보이는 김성근 사단, 그리고 한화
그런데 당시 강연을 청취했던 어떤 이가 김 감독을 향하여 질문을 던진 바 있다. 그 질문은 “프로를 떠나신지 꽤 오래되셨는데, 언제쯤 돌아오실 예정이십니까?”라는 것이었다. 당시 김 감독의 거취 문제를 놓고 많은 야이기가 오간 것을 감안해 본다면, 그 질문은 꽤 직접적이면서도 어찌 보면 예민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평소 솔직하기로 유명한 김성근 감독의 대답 역시 거침이 없었다. 당시 김 감독은 “불러 주는 곳이 있어야 가든지 말든지 생각할 것 아닌가!”라는 말로 주위의 웃음을 자아낸 뒤에 “이제는 돌아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라며 의미심장한 대답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강연 이후 김 감독은 ‘고양 원더스’의 재건을 위해 프로로 돌아갈 뜻을 잠시 접기도 했다. 다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김 감독은 원치 않게 ‘감독 FA 최대어’라는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

그리고 당시 김 감독이 강연에서 살짝 언급했던 ‘프로로 돌아갈 때’라는 이야기는 한화가 신임 사령탑으로 그를 선임하연서 자연스럽게 현실이 됐다. 최근 3년간 최하위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내년부터 10구단 체제로 진행되는 프로야구 일정을 감안했을 때 한화 역시 어지간히 ‘우승 청부사’가 필요했던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9구단 체제하에서 최초의 최하위’를 기록한 만큼, 10구단 체제에서만큼은 그러한 치욕을 벗어 던지고 싶었던 것이 한화의 솔직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꼴찌 구단’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한화 프런트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는 부분도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됐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명망이 높았던 송진우 코치를 필두로 무려 9명의 코치가 한화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 명단에는 김종모 전 수석코치를 비롯하여 신용균, 이선희, 오대석, 이종범, 강석천, 조경택, 김기남 코치 등이 있었다. 대신 고양 원더스 시절부터 김성근 감독과 함께 생사를 같이했던 김광수 코치를 신임 수석 코치로 영입했다. 기존의 팀 컬러를 바꾸고, ‘제로 베이스’에서부터 팀을 다시 만들려는 김성근 감독의 의지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었다.

사실 한화는 그동안 적지 않은 노력을 바탕으로 ‘야구만 잘하면 된다.’라는 평가를 받아 왔던 팀이었다. 특히, 2011년 시즌 중반부터 정승진 사장-노재덕 단장 체제가 형성되면서 과감한 투자로 야구장 리모델링과 신인 육성을 위한 각종 시설을 구비하는 데 애를 써 왔다. 노재덕 단장만 해도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 대회에서 어렵지 않게 모습을 드러낼 만큼, 철저하게 ‘현장’을 중시했던 인사였다.

물론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변화로 인하여 한화가 내년 시즌 우승 후보로 도약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훈련과 야구는 결국 선수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던 고양 원더스 선수들’을 이끌고도 퓨쳐스리그 교류전에서 선전을 펼쳤던 김성근 감독의 선수 육성 체제를 고려해 본다면, 내년 시즌 한화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싶다. 이미 김 감독은 ‘꼴찌가 쉴 틈이 어디에 있겠는가!’라며 선수들에게 선전포고를 한 상황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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