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경기가 없던 모비스는 가만히 앉아서 정상을 확인했다. 모비스 선수단은 숙소에서 원주에서 열린 동부-SK전 결과를 확인한 뒤 2일 전자랜드 원정을 위해 인천으로 떠났다.
어떻게 보면 모비스로서는 어부지리(漁夫之利)를 얻은 모양새다. 동부의 발목을 SK가 잡아준 데다 우승을 놓고 경쟁하던 이들 팀이 최근 연패에 빠진 득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모비스가 군계일학으로 잘 했다기보다 경쟁팀들이 동반 하락한 면이 적잖았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원주 동부도, 서울 SK도 정규리그 우승의 기회는 있었다. 그러나 모비스를 넘지 못하면서 호기를 잃었다. 여기에 그 타격으로 연패에 빠지면서 위기가 왔다.
▲'우승 분수령에서…' SK 5연패, 동부 3연패
먼저 화를 당한 것은 SK였다. 지난달 15일 SK는 모비스와 선두권 원정 대결에 나섰다. 이날 이긴다면 1위 모비스를 0.5경기 차로 압박해 대권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일전이었다.
하지만 상대 가드 양동근의 22점 종횡무진 활약 속에 60-70 패배를 안았다. 유재학 감독이 KBL 최초 통산 500승을 달성하면서 모비스는 더욱 기세를 올렸다. 특히 SK는 그 후유증으로 다음 경기에서 최하위 서울 삼성에도 지는 등 5연패에 빠졌다. 그러면서 4강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까지 동부에 내주는 등 위기가 왔다.

설상가상, 동부도 이 패배의 타격이 컸다. 3일 뒤 창원 LG에도 진 동부는 1일 SK와 시즌 홈 마지막 경기에서도 당하면서 3연패에 빠졌다. 만약 이날 이겼다면 4강 직행 티켓과 2위를 확정할 수 있었지만 이루지 못했다. 연패의 시작이 모비스였다.
모비스로서는 경기가 없던 날 정규리그 우승이 결정돼 어떻게 보면 김이 샐 수 있었다. 하지만 5시즌 만의 영광을 안기까지는 올 시즌 그동안 다져온 밑바탕이 있기에 가능했다.
동부와 SK로서도 아직 실망할 단계는 아니다. 정규리그 우승은 물 건너갔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남아 있다. 최근 4시즌 동안 PO 우승팀은 정규리그 1위 팀이 아니었다. 물론 최근 두 시즌은 정규리그 2위 모비스의 우승이긴 했다. 이번에는 동부와 SK가 그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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