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투기팬이라면 아시겠지만 둘은'숙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동갑내기 라이벌입니다. 지금은 챔피언인 권아솔이 한 발 앞선 형국이지만 지난 2007년 스피릿MC에서의 두 차례 대결에서는 이광희가 모두 KO로 승리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둘은 대회 전날(20일) 계체량 때부터 몸싸움을 하며 신경전을 펼쳤습니다. 메인이벤트로 열린 둘의 경기는 시종일관 긴장감이 넘쳤습니다. 주고받는 펀치는 묵직했고, 경기 운영은 노련했습니다.
명승부였습니다. 권아솔은 챔피언다운 경기력을 보여줬고, 이광희는 심한 출혈에도 불구하고 선제공격으로 압박하고 카운터로 응수하는 등 투지가 넘쳤습니다.
경기 후 혈전을 치른 상대에 대한 매너도 돋보였습니다. 판정이 내려진 순간 '승자' 권아솔과 '패자' 이광희는 꼬옥 껴안았습니다. 이들의 모습에서 최선을 다한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권아솔은 SNS에 "광희야, 너무 고맙고 정상에서 만나자. 너와 난 최고의 라이벌이었다. 몸 관리 잘하고 다음 시합도 화이팅하자"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다만 대회사의 대회 운영은 아쉬웠습니다. 대회사는 권아솔과 이광희 전 승리 결과를 권아솔의 TKO승이 아닌 판정승으로 내리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했습니다.
당시 경기를 복기해보면 3라운드 1분 12초, 이광희의 이마 출혈이 심하자 의료진은 경기를 속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럴 경우 과다출혈로 인한 권아솔의 레프리스톱 TKO승이 맞습니다. 하지만 대회사는 경기를 중단하기 전까지의 점수를 종합해 판정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승리 결과는 판정승에서 TKO승으로 변경됐지만 뒷맛이 씁쓸했습니다.
하지만 관중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대회사의 부실한 경기 운영이 계속되면 관중의 외면은 불 보듯 뻔합니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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