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주에 위치한 덕유산 골프장에 가기 위해서는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서도 구절양장 휘감는 두 개의 고개를 더 넘어야 한다. 이곳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립공원(덕유산) 안에 있는 골프장이다. 1980년대 후반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1997년 개최)를 유치할 때 승인 받아 가능했던 일이다. 지금도 코스의 일부는 겨울이면 스키 슬로프로 사용된다. 예전에는 무주 골프장이었으나 부영 그룹이 인수하면서 현재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국립공원 안에 있다 보니 코스에는 낙락장송이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다녀본 골프장 중 덕유산만큼 커다란 소나무가 많은 곳은 아직 보지 못했다. 태초의 자연이 그대로 숨 쉬고 있어 감히 ‘비교 불가’다. 송림이 코스 양 옆을 호위하듯 감싸고 있고, 하늘을 향해 쭉 뻗은 기개를 감상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절로 상쾌해진다.
가장 인상적인 홀은 17번홀이다. 파3 홀로 ‘신의 손길’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티 박스에 서면 그 앞으로는 관목들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저 멀리 그린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티 박스와 그린만 인공적인 요소이고, 나머지는 모두 자연 그대로다. 다소 거친 느낌도 들지만 그래서 더욱 골프에 가깝다. 이 홀에서는 일명 ‘쪼로’(토핑)를 내면 볼을 찾을 방도가 없으니 유의해야 한다.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18번홀은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장타자라면 두 번째 샷으로 온 그린을 노리게 한다. 하지만 홀 주변으로 연못이 방어막을 치고 있는 등 덕유산 골프장에서 가장 어려운 홀이어서 호락호락하지 않다. 가을에는 은빛 갈대가 장관을 이루는 홀이다.
무주 덕유산 골프장](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505191415090147227nr_01.jpg&nmt=19)
계곡을 따라 산 정상까지 오르기 힘들다면 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하면 된다. 10분이면 향적봉까지 갈 수 있다. 향적봉은 특히 아침 일출로 유명하다. 출사객들의 단골 코스이기도 하다. 향적봉에서 다시 쉬엄쉬엄 20분 만 걸으면 덕유산 정상이다.
구천동과 골프장이 위치한 설천면의 지명에 얽힌 이야기도 재밌다. 과거 이곳에 수많은 스님들이 곳곳에 머물며 수행을 했는데 그 숫자가 무려 9000명에 달해 처음에는 구천둔으로 불리다 나중에 구천동으로 변했다고 한다. 또한 스님들이 저녁에 밥을 지을 때 어마어마한 양의 쌀을 한꺼번에 씻게 되니 뜨물로 인해 계곡물이 하얗게 변했다. 그 모습이 마치 눈이 내린 것 같아 ‘설천(雪川)’이라 했다.
[k0121@hanmail.net]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