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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기행](2)무주 덕유산 골프장

2015-05-19 14:15:09

▲전북무주덕유산골프장에는낙락장송이가득하다.그안에서샷을하다보면몸과마음이절로상쾌해진다.사진=덕유산골프장
▲전북무주덕유산골프장에는낙락장송이가득하다.그안에서샷을하다보면몸과마음이절로상쾌해진다.사진=덕유산골프장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전라도에서 무주, 진안, 장수를 합쳐 ‘무진장’이라 부른다. 지금이야 터널이 뚫리고 고속도로가 생겨 가깝지만 과거엔 무진장 외지고 깊은 곳이었다. 전쟁과 같은 큰 변란이 일어나도 세상과 동떨어진 별천지로 유명했다.

무주에 위치한 덕유산 골프장에 가기 위해서는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서도 구절양장 휘감는 두 개의 고개를 더 넘어야 한다. 이곳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립공원(덕유산) 안에 있는 골프장이다. 1980년대 후반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1997년 개최)를 유치할 때 승인 받아 가능했던 일이다. 지금도 코스의 일부는 겨울이면 스키 슬로프로 사용된다. 예전에는 무주 골프장이었으나 부영 그룹이 인수하면서 현재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국립공원 안에 있다 보니 코스에는 낙락장송이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다녀본 골프장 중 덕유산만큼 커다란 소나무가 많은 곳은 아직 보지 못했다. 태초의 자연이 그대로 숨 쉬고 있어 감히 ‘비교 불가’다. 송림이 코스 양 옆을 호위하듯 감싸고 있고, 하늘을 향해 쭉 뻗은 기개를 감상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절로 상쾌해진다.
양이 있으면 음도 있는 법. 전반적으로 페어웨이 폭이 좁은 편이다. 티샷이 정확하지 못하면 좋은 스코어를 내기 힘들다. 역시 국립공원 안에 짓다 보니 마음대로 산을 파헤칠 수 없어서 그런 거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스코어 따위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된다. 그저 대자연 속에서 샷을 날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 된다.

가장 인상적인 홀은 17번홀이다. 파3 홀로 ‘신의 손길’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티 박스에 서면 그 앞으로는 관목들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저 멀리 그린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티 박스와 그린만 인공적인 요소이고, 나머지는 모두 자연 그대로다. 다소 거친 느낌도 들지만 그래서 더욱 골프에 가깝다. 이 홀에서는 일명 ‘쪼로’(토핑)를 내면 볼을 찾을 방도가 없으니 유의해야 한다.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18번홀은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장타자라면 두 번째 샷으로 온 그린을 노리게 한다. 하지만 홀 주변으로 연못이 방어막을 치고 있는 등 덕유산 골프장에서 가장 어려운 홀이어서 호락호락하지 않다. 가을에는 은빛 갈대가 장관을 이루는 홀이다.
[골프장 기행](2)무주 덕유산 골프장
덕유산 골프장에서는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가장 유명한 곳이 구천동 계곡이다. 조만간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계곡을 가득 메운다. 신라와 백제의 경계 관문이었던 나제통문부터 덕유산 상봉에 이르기까지의 구천동 33경이 덕유산 중심부다.

계곡을 따라 산 정상까지 오르기 힘들다면 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하면 된다. 10분이면 향적봉까지 갈 수 있다. 향적봉은 특히 아침 일출로 유명하다. 출사객들의 단골 코스이기도 하다. 향적봉에서 다시 쉬엄쉬엄 20분 만 걸으면 덕유산 정상이다.

구천동과 골프장이 위치한 설천면의 지명에 얽힌 이야기도 재밌다. 과거 이곳에 수많은 스님들이 곳곳에 머물며 수행을 했는데 그 숫자가 무려 9000명에 달해 처음에는 구천둔으로 불리다 나중에 구천동으로 변했다고 한다. 또한 스님들이 저녁에 밥을 지을 때 어마어마한 양의 쌀을 한꺼번에 씻게 되니 뜨물로 인해 계곡물이 하얗게 변했다. 그 모습이 마치 눈이 내린 것 같아 ‘설천(雪川)’이라 했다.

[k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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