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노트] 선동열-오지환-손혜원-국감. 그리고 2년여, 오지환 도쿄서 빛났다

이신재 기자| 승인 2021-07-30 07:31
“좋은 선숩니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겁니다”

[마니아노트] 선동열-오지환-손혜원-국감. 그리고 2년여, 오지환 도쿄서  빛났다

국감으로 부터 몇 개월 후 였다. ‘자연인’ 선동열 전 국가대표 야구 감독에게 ‘문제의 오지환’에 대해 물었다.

오지환에 대한 그의 평은 변함없었다. 오지환은그가 국가대표 전임 감독 직을 물러나게 된 배경 중의 하나.

오지환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로 뽑지 않았으면‘그 많은 일’ 이 벌어지지 않았을 터.

선동열 감독과 야구팀은 아시안 게임에서 우승하고도 대접을 받지 못했다. ‘우승이 뻔한 상황’에서 굳이뽑지 않아도 될 ‘군미필자 오지환’을 선발, 병역 혜택을 받게 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당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실력은 금메달 감이었다. 최고 경쟁 상대인 일본이 프로를 뺀 사회인 야구 팀을 출전 시켰고 다른 경쟁 국들도 전체적으로 전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금메달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스포츠는 언제나 변수가 있고 의외성이 있다. 그런데도 손혜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굳이 선동열 감독을 국감에까지 출석 시켜 놓고 “그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손 의원은 ‘오지환 선발’과 ‘선 감독의사심’을 연결시키려고 하면서 연봉이나 선발 방법 등을 물은 후 느닷없이 ‘사퇴나 사과’를 종용했다.

어이없는 추궁에 “참 나”로 응수했던 선 감독은 그로부터 얼마 후 “국가대표 야구 선수들과 금메달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 며 자진 사퇴했다.

말도 안 되는 것까지 들추며 선 감독을 몰아쳤던 손 의원은 사태가 길어지면서 역풍을 맞았고 그로부터 1년 여후 국회를 떠났다. 야구 때문은 아니었다. 자신의 부동산 투기문제였다.

오지환은 병역 혜택을 받았다. 금메달리스트의 일원이니까 당연했다. 그이름 앞에 원치 않는 수식어들이 따라다녔지만 프로로서 열심히 뛰었고 2020 도쿄올림픽 대표로 선발되었다.

이번엔 ‘군미필’도 ‘백업요원’도 아니었다. ‘군필’에' ‘주전 유격수’였다. 김경문감독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실력으로 오지환을 선발했다. 그리고 “오지환이 이번 올림픽에서 일을 낼 것”이라고 했다.

29일 이스라엘과의 올림픽 예선1차전. 오지환(사진)은빛났다.

0-2로 끌려 다니던 3회 동점 투런 포를 쏘아 올렸다. 이정후, 김현수의 연속 홈런으로 4-4로 따라붙은 7회엔 역전2루타를 날렸다.

수비도 물 샐 틈 없었다. 유격수 양옆을 지나간 공이 없었다. 두어차례 자신 앞에 온 공을 깔끔하게 처리했고 펜스 앞에까지 달려가 파울볼을 낚아 채기도 했다.

마음 고생, 몸 고생으로 힘들었던 2년여. 오지환은 이제 더 할 나위 없는 국가대표 선수다.

정치인은 어떤 지 잘 모르겠지만 국가대표 선수는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는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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