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98] 태권도 품새 지태가 태권도와 관련한 명칭을 쓰게 된 이유

김학수 기자| 승인 2022-01-10 13:00
대학태권도 품새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지태 품새 겨루기를 하고 있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제공]
대학태권도 품새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지태 품새 겨루기를 하고 있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제공]
태권도 품새 명칭에 유일하게 태권도와 관련한 표현이 있다. 지태(地跆) 품새이다. 다른 표현들은 태극(太極), 태백(太白), 금강(金剛), 고려(高麗), 신라(新羅), 백제(百濟), 한수(漢水)형 등 한국적인 것과 십진(十進), 평원(平原), 천일권(天一拳) 등 보편적인 의미를 담았다. 하지만 지태 품새만은 태권도에서 글자를 따왔다. (본 코너 557회 ‘‘태권도(跆拳道)’에서 ‘태권’은 어떻게 생긴 말일까‘ 참조)
태권도는 ‘밟은 태(跆), 주먹 권(拳), 길도(道)’가 합성한 한자어이다. 지태는 ‘땅 지(地)’와 ‘밟은 태(跆)’자의 한자로 된 합성어이다. 태자라는 글자는 태권도 이름에서 가져왔다. 발을 의미하는 태는 땅을 딛고 선 사람을 뜻한다. 따라서 지태는 두 발로 땅에 선 지상인을 나타낸다. 지태형은 땅 위에서 삶을 영위하고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속에서 나타나는 갖가지 동작을 엮은 것이다. 태권도라는 말과 일맥 상통한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태권도협회가 1967년 처음 태권도형 9개 품새 통일형을 발표했을 때 지태형이 포함됐다. 1967년 12월20일자 조선일보는 ‘태권도형 통일’이라는 제목과 ‘9개 신형을 제정’이라는 부제로 된 기사에서 ‘태권도협회는 태권도형의 통일을 기하기 위해 18일부터 체육회관에서 고단자들을 대상으로 신형강습회를 실시했다. 동협회가 기안한 이 태권도신형은 오는 22일까지 강습회가 끝난후 명년 2월의 승단심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새로 제정된 9개형의 명칭은 다음과 같다. ▲고려형(일자형(一字型)) ▲신라형 ▲백제형 ▲십진형 ▲태백형 ▲금강형 ▲지태형 ▲천일권형 ▲한수형’이라고 보도했다. 지태형은 처음부터 태권도 품새 동작에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지태형은 고단자인 6단을 수련하는 품새이다. 품새선은 한글 모음의 ‘ㅗ’자이다. 지태는 땅에서 이뤄지는 행위로서 工자에서 위 선을 없애 한글의 ㅗ(모음)자형이 품새가 된 것이다. 태권도의 철학화에 많은 업적을 남긴 고 이경명 문화연구소장에 따르면 지태는 땅을 딛고 땅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행위로서 인간을 기준으로 하면 땅이 먼저이고 그 다음에 하늘이 된다. 하지만 하늘이 먼저 열리고 그 다음이 땅이라는 개념의 어순에 따라 천지가 만들어졌는데 신체의 음양은 아래부위와 몸통부위의 순에 따라 지태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지태형은 인간이 삶을 사는데 불가피한 경쟁에서 도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철학적 함의로 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남과 겨뤄 이기는 것은 그냥 힘으로만 이기는 것이 아니라 도에 의한, 도를 위한, 도에 의해서 이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교본에 의하면 지태형은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자세로 땅을 딛고 서는 낮은 자세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거의 모든 동작이 뒷굽이 앞굽이 주춤서기 같은 발을 많이 벌리고 무릎을 구부려 하는 균형 잡기에 좋은 낮은서기로만 한다. 또한 학다리서기로 균형을 잡아가며 막기와 오른발 옆차기를 하고 오른발 학다리서기로 빠르게 발 바꿈과 동시에 막고 왼발 옆차기 하는 동작은 사람이 삶의 터전인 땅위에서 두발로 차고 밟고 뛰는 삶과 싸움을 나타낸 것이다.

동작은 공격자세로 금강 몸통지르기, 메주먹 옆표적치기 등이 있으며, 막기자세로 한손날 얼굴막기가 있다. 수련시 기합을 두 번 넣는다. 한손날 얼국막기를 할 때는 손날이 이마 앞에 위치해야 하며 금강 몸통지르기 다음에 왼손 몸통 안막가로 바꿀 때는 반대손이 허리에 있어야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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