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636] 태권도에서 왜 ‘ㄷ자'지르기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2-02-24 05:45
 한글 자음 'ㄷ'자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인 'ㄷ'자 지르기 동작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한글 자음 'ㄷ'자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인 'ㄷ'자 지르기 동작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지난 해 개봉해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친 넷플리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의 공개 포스터는 한글 자음을 기하학적 모형으로 처리해 눈길을 끌었다. ‘오징어 게임’에서 ‘오’자의 ‘ㅇ’, ‘징’자의 ‘ㅈ’, ‘임’자의 ‘ㅁ’을 각각 빨간색으로 처리해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했다. 한글을 아는 한국사람들에게는 한글 자음으로 보였지만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는 ‘ㅇ’이나 ‘ㅁ’은 동그라미나 네모로 느껴졌을 법하다.

태권도 기술 동작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갖게 하는 명칭이 있다. 공격기술인 지르기 동작의 하나인 ‘ㄷ’자지르기이다. 이 말은 동작 형태를 옆에서 보면 ‘ㄷ’자 모양이 된다고 해서 붙여졌다. ‘오징어 게임’ 포스터처럼 이 말도 한국인과 외국인들이 다르게 느낄 법하다. 외국인들은 ‘ㄷ’자를 영어 알파벳 ‘c’처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태권도에 익숙해지면서 한글을 자주 접할 경우 ‘ㄷ’이 한글 자음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ㄷ’자지르기는 한글 자음인 ‘ㄷ’자와 지르기의 결합어이다. ‘ㄷ’은 14개 자음의 세 번째 것으로 ‘디귿’이라고 발음하고 지르기는 주먹으로 목표물을 치는 기술이다. (본 코너 633회 ‘'어퍼컷'과 유사한 태권도 ‘지르기’는 주먹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참조) ’ㄷ‘자지르기는 우리말 발음을 그대로 해 로마자로 ’digeutjajireugi’라고 표기한다.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에 따르면 ‘ㄷ’자지르기는 한쪽 주먹은 바로 뻗어 상대편의 얼굴이나 몸통을 지르고 다른 쪽 주먹은 허리에 붙여 상대편의 몸통이나 그 아래를 질러서 ‘ㄷ’자 모양을 만드는 기술이다. 상대방의 얼굴과 몸통을 두 주먹으로 동시에 공격하는 셈이다. 이 자세는 급소 두 곳을 동시에 가격하므로써 상대방이 한 곳을 막더라도 다른 한 곳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위에 있는 주먹은 주먹등이 위쪽을 향하게 하여 상대방의 인중을 지르고, 아래에 있는 주먹은 주먹등이 아래쪽을 향하게 해 상대방의 명치를 지른다.

‘ㄷ’자지르기는 동작 모양 때문에 경기에서는 쉽게 사용하기 어렵다. 이 자세는 태권도가 스포츠화되기 이전 여러 가지 무술 형태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여러 품새 수련의 방법으로 배우는 공격기술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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