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의 영어 정식 명칭은 ‘World Athletics Championships Oregon22’이다. 우리 말로 ‘World Athletics’는 ‘세계 육상’, ‘Championships‘는 선수권대회라고 말한다. (본 코너 686회 ’국제육상연맹(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thletics Federations)이 세계육상연맹(World Athletics)이 된 이유‘ 참조) ’Oregon22’는 개최장소와 개최연도를 뜻한다.
19세기 후반, 메이지유신 후 서양문물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일본은 ‘Championship’을 일본식 한자어 ‘선수권대회(選手權大會)’라고 표기했다. 운동에 능하다는 의미인 ‘선수(選手)’는 ’Champion’을 번역한 말이다. 영어 원어가 들판에서 훈련하는 전사(戰士)의 의미를 갖고 있어 스포츠에 참가하는 선수라는 말로 대체한 것이다. (본 코너 14회 ‘‘선수(選手)’에 ‘손 수(手)’자가 들어간 까닭은‘ 참조) ‘권세’, ‘권력’, ‘권한’ 등을 나타내는 한자어 ‘권(權)’은 영어 접미사 ‘ship’를 번역한 단어이다. ‘대회(大會)’라는 말은 영어 본래 말에는 없지만 불교 문화권인 일본에서 큰 법회를 의미하는 단어로 선수권 뒤에 붙이게 된 것이다. (본 코너 667회 ‘왜 ‘대회(大會)’라는 말을 쓰는 것일까‘ 참조)
우리나라에서 선수권대회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사용했다. 원래는 일반적으로 ‘야구대회’, ‘축구대회’와 같이 종목과 대회를 합쳐 쓰다가 대회 앞에 ‘선수권’이라는 말을 붙여 ‘야구선수권대회’, ‘축구선수권대회’ 등으로 썼다. 조선일보 1923년 10월29일자 ‘철각 장군 양정생(鐵脚將軍養正生) 선수권경기대회(選手權競技大會)에셔 우승(優勝) 젼죠션의 션수가 다 모민 마당에서 넓은 훈련원 열두박휘 도는 경기에’라는 기사 제목에서 보듯이 이미 선수권경기대회라는 말을 쓴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사는 양정고보 학생이 훈련원에서 12바퀴 도는 육상 경기에서 전 조선을 대표해 우승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우승한 학생을 ‘철각 장군’이라고 표현한 것이 특기할만하다. 선수권대회라는 말은 해방 이후에도 일반 명사처럼 대부분의 대회에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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