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95] 왜 스포츠용어로 ‘home’을 많이 쓰는걸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2-09-07 07:50
지난 8월 2022 유럽육상선수권 여자 1,600m 계주 결선에서 네덜란드 마지막 주자로 나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뮌헨 EPA=연합뉴스]
지난 8월 2022 유럽육상선수권 여자 1,600m 계주 결선에서 네덜란드 마지막 주자로 나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뮌헨 EPA=연합뉴스]
육상 트랙에서 결승선은 직선주로를 통과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100m는 당연히 출발부터 직선주로를 달린다. 하지만 200m부터는 곡선주로를 달린 뒤 직선주로를 거쳐 골인을 해야한다. 결승 주로 혹은 마지막 직선주로를 공식 용어로는 홈스트레이트라고 말한다.

홈스트레이트는 영어 ‘home straight’ 발음을 한글로 표기한 것이다. 이 말은 홈을 향해 직선으로 돼 있다는 뜻이다.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원래 ‘home’이라는 단어는 집이라는 의미인 네덜란드어 ‘heem’, 독일어 ‘heim’에 어원을 두고 있는데 고대 영어 ‘ham’을 거쳐 변형됐다. ‘straight’는 중세 영어 ‘stretch’의 과거분사로 활용됐다가 현대 영어로 자리잡은 말로 좁고 굽히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부사형으로 쓰인다.
육상 용어로 홈 스트레이트는 ‘home track’, ‘home stretch’와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모두 마지막 직선코스라는 의미이다. 관용적인 표현인 ‘on the home straight’는 일이 마무리되어간다는 뜻이다. 홈스트레이트에 진행중인 상황을 의미하는 ‘on’이 사용되면서 만들어진 말이다.

스포츠에서 목표나 결승선이라는 의미로 ‘home’이 처음 쓰인 것은 1778년이었다. 이후 1841년 영국 경마에서 ‘home stretch’라는 말이 등장했다.

야구는 홈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 종목이다. ‘home base’는 1856년, ‘home plate’는 1867년에 처음 사용했다. ‘home team’은 1869년, ‘home field advantage’는 1955년 처음 사용됐다. (본 코너 128회 ‘왜 ‘홈런(Homerun)’이라는 말에 '런'이 들어갔을까‘ 참조)

우리나라 언론에선 육상 경기에서 ‘home’을 본부석(本部席)’으로 번역해 사용했다. 본부석이라는 단어는 일본식 한자어 일제 강점기때부터 썼다. 홈스트레이트를 본부석 쪽의 직선 코스로, ‘백스트레이트(back straight)’를 본부석 건너편의 직선코스로 번역해서 썼다. 조선일보 1950년 4월16일자 ‘『낄』목사대한기(牧師大韓記) 돌(突), 팔백미(八百米)에일(一)분오십육초구(五十六秒九)’ 기사는 ‘기보한바 세계육상중거리선수권보지자이며 목사인 미국인"깔따쯔"씨는 예정대로 지난십사(十四)일 서울운동장에서 거행된『육상특수종목경 대회』의『오푼께ㅁ』으로 하오삼(三)시정각□ 우리전수 삼(三)명과 팔(八)백"메—터"를 경주하였다동씨는이윤석(이정석(李程錫)=올림픽전수)군을 이(二)초나 떨어트리 경쾌히일(一)분오(五)십육(六)초구(九)로"꼴잉"하였다 그런데 대한도록은 일(一)분오(五)십칠(七)초이다 이날경 가끝난후 동씨는 곧 본부석에장치한『마이크』를통하여 약이(二)분간『경□와종교』에대한 소감을피려하였다 □씨는앞으로 삼(三)□일더 체재할 것이다’고 전했다.
육상 선수들은 홈스트레이트로 접어들면 없던 힘도 생긴다고 한다. 결승선을 눈앞에 둔 만큼 끝까지 뛰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1위로 들어 온 선수이든, 꼴찌로 들어온 선수이든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것은 목표를 이룬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능력으로 최선을 다해 홈스트레이트를 거쳐 결승선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으니까 말이다. 마치 편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귀가하는 것처럼.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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